대형산불 겪은 LA, '야자수 퇴출론' 대두

LA의 상징이라고 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야자수. /AP
화재에 취약, 그늘 면적 협소
"다 없애면 후회할 것" 반론도
역대 최악의 산불 피해를 겪은 LA에서 '야자수 퇴출론'이 고개를 들었다.
30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산불 이후 LA에서 화재에 취약한 야자수의 약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야자수는 LA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지역 전체에 퍼져 있지만 기능적으로는 다른 나무에 비해 부족하다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가지와 잎이 풍성한 활엽수에 비해 보행자들에게 제공하는 그늘 면적이 작고, 화재에도 훨씬 취약하다는 것이다.
특히 야자수의 나무 기둥을 감싼 갈색 껍질에 불이 붙을 경우 순식간에 나무 상단부까지 불길이 치솟고, 불씨가 더 넓은 지역으로 확산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이번 산불 진화 과정에서도 야자수는 소방관들의 작업에 상당한 걸림돌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야자수는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LA의 토착 식물도 아니라는 점도 퇴출론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당초 LA는 큰 나무가 자라지 않고, 관목과 풀밭이 대부분인 지역이었다.
그러나 1800년대 후반 부동산 업자들이 캘리포니아주를 개발하면서 야자수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추운 동부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기후를 이점으로 부각한 뒤 땅을 팔기 위한 마케팅이었다는 것이다. 1932년 LA 올림픽도 야자수의 확산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LA시가 도시미관 작업의 일환으로 수천 그루의 야자수를 심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