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몸살 OC한인회 정상화 시동 거나
조봉남 OC 한인회장(뒷줄 세번째)을 비롯한 이사진들이 기자 회견 후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이훈구 기자
전직 회장· 이사장들 모임 ‘한우회’ 적극적 수습 새 국면
오렌지카운티한인회(이하OC 한인회)가 올 한해 지속됐던 혼란을 극복하고 새로운 출발을 위한 시동을 걸기로 하여 그 귀추가 주목된다.
OC 한인회는 올 상반기 내내 ‘한인회관’문제로 내홍을 겪었다. 가든그로브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자꾸 떠나가고 건물이 노후해 수익구조가 작은 데다가 높은 이자율을 감당하기 힘들어 한인회 측이 부채상환이라는 이유를 들어 매각을 추진했다 번복했던 것.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아리랑마켓 지종식 회장이 지난 9월 OC 한인회 은행 부채 43만여 달러를 상환함에 따라 매각은 없던 일이 되었다. 또한 만성 적자였던 OC한인회의 재정 역시 월 7000달러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해결 되지 못한 문제들이 존재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또한 비상사태수습위원회가 계속 OC한인회의 방향을 놓고 파행이 발생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5월 3일 긴급 이사회에서 가결된 ‘비상사태 수습위원회’(비상대책위원회)의 위원장 대행이었던 피터 윤 이사장이 갑자기 권한 밖의 권리를 행사하면서 불거지면서 해임, 제명되었고 타이거 양 수습위원장 대행으로 재출범 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정관 제24조에 의거 조봉남 현 회장이 6월 18일부로 직무를 수행하게 되었고 이후 위원회를 선관위 체제로 전환하여 차기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었다. 이때부터 내부 비상사태수습위원회와 외부에 꾸려진 비상대책위원회간 동상이몽이 시작됐다.
한인회장 후보를 추천함에 있어 이사진들이 퇴진하느냐 남느냐의 문제는 물론 서로 간의 감정이 골이 깊어져 대화가 불가능해지고 점점 문제가 심각해져 갔던 것이다. 마침내 전직OC 한인회장들과 이사장들로 구성된 ‘한우회’(韓友會)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별히 권석대 한우회 회장 겸 비상사태 위원회 상임고문과 타이거 양 대행의 헌신적 노력이 있었기에 정상화의 시동을 비로서 걸 수 있었다. 이 두사람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또다시 갈등이 확산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원로'들의 경륜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동시다발적으로 정상적 절차에 따라 마련된 시행 세칙을 두고 마땅한 회장 후보를 찾기를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조봉남 현 회장이 재 추대(참석인원 13명 중 11명 찬성, 기권 2명) 되었다.
이에 대해 권석대 ‘한우회’ 회장 겸 비상사태 위원회 상임고문은 “그 동안 우리는 모범적 한인회로 손꼽혔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부터 리모델링 및 은행의 부채 상환 등 여러 문제들이 붉어지기 시작했다’면서 “중재를 위해서 말다툼을 하더라도 인사이드에서 할 것을 호소한 바 있는데 이마저도 되지 않아 전직 회장들과 이사장들이 다방면으로 후임 회장을 물색하였으나 지금의 난맥상 때문에 지원하지 않아 부득이 시행세칙을 근거로 조봉남 회장에게 권유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OC 한인회와 조봉남 회장 측은 대화 창구를 열어 놓고 계속 화합을 위한 행보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우회 구성원들이 100% 동참한 상황이 아니며 정관해석이 달라 그 간 불신이 쌓였다는 판단에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100% 만장일치는 없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한인사회가 분열은 곧 공멸이라는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어 일단 모든 키는 조봉남 회장에게 넘어갔다는 분석이다. 자신의 불출마 선언을 번복하고 추대형식이지만 연임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한우회의 중재와 조봉남 회장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훈구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