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회, 로버트 안 회장-스티브 강 이사장 체제로 조기 전환
최근 사퇴한 LA한인회 제임스 안(위) 전 회장과 차기(37대) 이사장으로 활동하게 된 스티브 강 수석부회장.
제임스 안 회장, 돌연 자진 사퇴
임기 한달 남긴 터라 의혹 증폭
"경비지출 감사로 의견다툼 있어"
LA한인회가 로버트 안 회장과 스티브 강 이사장 체제로 사실상 조기 전환한다. 안 회장과 강 이사장은 12월 중 송년회를 겸해 취임식을 갖고 내년 1월부터 37대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26일 제임스 안 전임회장의 갑작스런 사퇴로 업무 인수인계를 서둘러 진행하게 됐다.
로버트 안 차기 회장은 지난 7일 37대 회장 선거에 단독후보로 출마해 무투표 당선했으며, 한인회 스티브 강 수석부회장을 차기 이사장으로 추천해 함께 일하게 됐다.
LA한인회는 지난 26일 이사회에서 제임스 안 회장의 자진 사임 건을 검토하고 로버트 안 당선자가 이미 확정됐기 때문에 이견 없이 사임을 받아드리기로 했다고 27일 공식 발표했다. 한인회 측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 제임스 안 회장은 2021년 1월부터 약 3년 10개월 동안 35, 36대 LA한인회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임스 안 회장 사퇴를 두고 한인 커뮤니티에는 여러 말들이 나왔다. 특히, 한인회가 지난 10월부터 1차와 2차에 걸쳐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하면서 안 좋은 소문들도 있었기에 '그와 관련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에 대해 한인회 간부 중 한 명은 28일 미주조선일보LA와의 통화에서 "감사와 관련해 이사회에서 의견차이가 있었던 것은 맞다. 그러나, 제임스 안 회장이 어떤 큰 잘못을 했다기 보다는 회장 활동을 하면서 일부 이사회 승인 없이 지출한 경비를 두고 의견대립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인회 간부는 "제임스 안 회장 때 각종 세미나를 비롯해 많은 활동을 했다. 그럴 때 안 회장이 도움을 준 관계자들에 밥을 사기도 했는데, 판공비 한도가 정해진 바 없어 이번 감사 때 지적이 됐으며, 이로 인한 감정 다툼의 과정에서 사임 발언이 나왔다"며 "제임스 안 회장은 임기를 시작할 때 3만달러 잔고를 넘겨 받았지만 사퇴하면서 계좌에 70만달러를 남겼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때 한인들에 많은 도움을 주면서 잘 이겨냈고 정부 펀딩도 많이 받는 등 공헌이 컸다. 어쨌든 제임스 안 회장이 개인적으로 돈을 쓴 것은 아니었고, 임기도 한달 남은 정도라 그 선에 마무리 짓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제임스 안 회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한편, 한인회 스티브 강 차기 이사장은 한때 로버트 안 회장 당선자와 경쟁할 수도 있었지만 지난달 16일 LA시 공공사업위원회 커미셔너로 임명되면서 회장 출마를 포기했다. LA시 공공사업위원회 커미셔너 자리는 급여를 받는 풀타임 고위직으로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어 회장 활동은 어렵다는 게 LA시 측 판단이었다. 단, 회장에 비해 이사장은 가능해 로버트 안 회장과 호흡을 맞출 수 있게 됐다.
스티브 강 차기 이사장은 아이비리그 컬럼비아대학에서 정치학 학사, 영국 정경대에서 정치경제학 석사를 받았다. 한미연합회 사무국장, KYCC 대외협력 디렉터, 민주당협회 회장과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