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창업으로 입지 다져…실사구시 학문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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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창업으로 입지 다져…실사구시 학문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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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구 총장이 지난 2일 본지와 인터뷰하면서 호서대의 '벤처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위) 아름답기로 유명한 호서대 캠퍼스에서 학생들과 즐겁게 대화하고 있는 강일구 총장. /     호서대 제공


호서대 강일구 총장 인터뷰 


천안·아산·서울·당진 캠퍼스에 1만4000명 재학  

서울서 40분…중부권 사립대학 중 가장 큰 규모

"명예박사학위 받은 카터 전 대통령은 우리 동문"

미 대학·기업들과 교류, 졸업생 실리콘밸리로도 진출


한국은 요즘 지방대학 수난시대다. 지방 거점 국립대학(지거국)도 학교운영이 어렵다고 아우성이고, 지방 사립대학은 거의 존폐 위기로까지 내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을 예상한 듯 일찍이 '벤처' 를 외치며 차별화와 미래화에 나선 호서대학교 강일구 총장을 충남 아산 캠퍼스 총장 집무실에서 만나 '30년 벤처 오디세이' 를 들어봤다. 


-요즘 대부분 대학 캠퍼스는 건물이 빼곡히 들어차 답답해 보이는데 비해 호서대는 넓은 중앙 잔디광장, 2개의 호수, 긴 계곡에 산 조망까지 갖춰 인상적이다. 서울에서 오기가 조금 멀긴 했지만.

"실제론 멀다고 할 수 없다.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1시간이면 호서대에 도착할 수 있다. 서울역과 수서역에서 KTX나 SRT를 타면 아산천안역까지 금방 온다. 특히, 수서역에서 SRT를 타면 28분. 역에는 호서대 셔틀버스가 항시 대기중이다. 학교까지 12분. 총 40분이면 해결된다. 서울 강남 사는 학생이 연세대나 고려대 정문 앞까지 도착하려면 최소 1시간은 걸리지 않을까. 호서대가 멀다고 할 수 있나.(웃음) 물론 SRT 배차 간격이 좀 길어질 때가 있어 만족스럽지 못하다. 교통 수요를 생각한다면 좀 더 자주 운행했으면 좋겠다."


-호서대는 수도권에서 인지도가 꽤 높은 편이다. 특별한 홍보전략인가, 1호 벤처대학이라는 유명세 또는 높은 취업률 등의 성과물인가.

"호서대는 일찍이 벤처창업으로 입지를 다진 대학이다. 호서대는 한국 최초로 기업과 경계를 없앤 대학이고, 대학 벤처창업에 관한 최초 타이틀도 많다. 1995년에 한국 대학 최초로 창업보육센터를 설치했고, 100억원 규모의 벤처캐피털 펀드를 조성해 우수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펀드 운용도 최초였다. 그 결과 기업가치가 한때 1조6000억원이 넘는 ‘크루셜텍’을 인큐베이팅 할 수 있었고, ‘레이저 셀’이라는 기술기업의 코스닥 상장도 지원했다. 최근에는 반도체특성화대학사업, SW중심대학사업, 창업중심대학사업, LINC 3.0 사업 등 대형 국책사업을 모두 수주하면서 대학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이렇게 ‘벤처창업’이라는 실사구시에 입각한 교육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면서 우리 대학만의 정체성을 만들어 왔다. 그 결과 대전·충청권 사립대학(졸업생 2,500명 이상 기준) 중에서 1위도 수차례 했다. 취업의 질도 우수하다. 은행장부터, 대기업 CEO, 변호사, 대학교수, 디지털 크리에이터 등 우수 동문도 많이 배출했다. 또 각종 영화, 드라마의 촬영지이자 벚꽃 명소로 소문난 아름답고 넓은 캠퍼스는 또 다른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호서대는 모집정원 기준으로도 중부권 사립대학 중에서 가장 큰 대학이다. 천안, 아산, 서울, 당진에 캠퍼스를 두고, 8개 단과대학과 11개 대학원에 1만4000여 명이 재학하고 있다. 따라서 인지도가 높은 것은 특별한 홍보전략이라기 보다 대학 경쟁력과 규모 등의 다양한 요소들과 함께 벤처산업육성 특성화 대학으로서의 흔들리지 않는 입지를 굳혀 왔던 결과라고 본다."


-서초동 벤처대학원은 강남 입지 좋은 곳에 유명한 랜드마크가 됐다. 어떻게 시작했나.

"호서대는 1990년대부터 벤처를 교육, 연구, 산학협력 분야에 적용해 왔다. 당시 대학 경영진은 3년에 걸쳐 미국과 유럽 선진국을 방문해 다양한 사례를 벤치마킹했고, 1997년 외환위기에도 벤처 프로젝트는 멈추지 않았다. 이후 크고 작은 성과들과 시행착오를 거쳐 대한민국에 특화된 벤처모델을 정립했고, 그 과정에서 벤처경영, 정보경영, 융합과학 관련 석·박사 인력을 양성하는 벤처대학원을 1999년에 전국 최초로 설립했다. 현재 벤처대학원은 대한민국 벤처·창업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은 물론, 벤처경영, 벤처투자, 스타트업 및 금융분야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풍부한 경험과 지식이 축적되어 있다. 벤처대학원 동문들은 기업, 공직, 법조, 언론, 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고, 최근에는 세계 각국에서 유능한 인재들의 지원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이렇듯 호서대는 세계적으로도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국내 벤처 생태계 조성에 이바지했다고 볼 수 있다."


-천안, 아산이 입시의 마지노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방대학 수난시대다. 생존 전략은.

"호서대는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육성하는 교육과 연구에 특화된 대학이다. 특히 천안, 아산지역은 KTX, SRT, 전철 1호선, 아산만, 경부고속도로, 국도 43호선 등 주요 교통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국가경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분야 기업 2만4000여 개(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등)가 밀집된 첨단산업 핵심지역이다. 우리대학은 학생들이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최신 기술과 지식을 교육해 학생들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있고, 학습과 여가활동에 부족함이 없도록 다양한 시설과 복지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학생 편의를 높이고 있다. 또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대학으로서 지역사회와의 소통증진을 위해 다양한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 반도체특성화대학으로 선발돼 반도체공학과도 신설한 것으로 아는데.

"천안은 첨단 패키지와 DDI(Display Driver IC) 패키지, 아산은 컨벤셔널 패키지 기업이 집적해 있고, 호서대 아산캠퍼스 지근거리(3.8km)에 삼성전자가 있다. 특히 우리대학은 오래 전부터 지역의 반도체 기업들과 공동연구, 인력교류 등의 산학협력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그래서 보다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 반도체공학과를 신설했다. 반도체공학과는 우리대학의 수십 년간 축적된 공학교육 노하우를 바탕으로 삼성, LG, 현대 등에서 다년간 실무경험이 있는 교수진을 갖췄고, 캠퍼스 내 첨단 공정시설을 통해 한국 유일의 반도체 패키지 특화교육과정을 구축했다."


-미래의 대학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고 호서대는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먼저, 대학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방향을 설계해 자체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수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갖추고, 기업, 연구기관, 지자체 등과 협력해 산업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 졸업 후에는 우수기업에 취업하거나 재학시절 구상했던 사업 아이템을 기반으로 창업할 수 있는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어 교육과 산업 활용의 지속적인 환류가 이루어지는 혁신적 교육체계가 필요하다. 호서대는 전공 심화과정 외에도 ‘특수 영역 학위’ 제도를 통해 짧은 기간 동안에도 구체적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융합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학생들은 전공 분야가 아니더라도 새로운 분야에 대한 전문교육을 이수하고 있다. 실제로 반도체 전공수업은 과거 판서식 수업을 탈피, 삼성전자 베테랑 현직자가 직접 강의하고, 반도체 공정 현장에 쓰이는 장비를 학생들이 구동해 보며 제조원리를 학습하는데, 이를 반도체공학과 전공자 외에도 컴퓨터공학과, 기계공학과, 전자재료공학과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일정 수준에 이르면 학위도 받을 수 있도록 학사 구조를 개편했다."


-호서대가 미국과도 연계하는 내용이 있는지.

"미국은 우리 호서대가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 국가로 인연이 깊다. 벤처모델 개발 당시 스탠포드대, 유타대 및 실리콘밸리의 많은 기업과 교류했고, 이후에는 미시간주립대 등 30여 대학과 협약을 체결해 학술과 연구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교수님들은 미국의 주요 대학과 기관에서 폭넓은 연구활동을 하고 있으며, 학부 졸업생들은 최근에도 미국립보건원(NIH), 구글, 아마존 등에 취업해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GLP 분야의 사업을 위해 우리대학이 합작투자한 바이오 검·인증 회사 H&H도 실리콘밸리에 진출했다. 그 외에도 미국과의 특별한 인연은 많다. 지미 카터 前 대통령도 우리 호서대 동문이다. 그는 2001년에 호서대에서 한 달간 머물며 생활했고, 호서대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는 호서대의 국제적인 평가를 더욱 높여준 계기가 됐다."


-마지막으로 현재 추진 중인 벤처 프로젝트를 소개한다면.

" '곤충을 활용한 대체식량 개발 사업'이다. 많은 사람들이 영양결핍으로 고통받고 있고 심각한 건강문제로 미래 기회를 제한받는다. 그러나 현재의 바이오 기술은 전통적인 농축산업에 의존하지 않고도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정도로 고도화 됐다. 특히, 메뚜기를 포함한 곤충을 효율적으로 가공하면 인간에게 유익한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성분을 얻을 수 있는데, 이를 다양한 식품자원으로 변환해 지구촌 식량공급 불균형을 해결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호서대에서는 관련 연구인력을 확보, 안전성 연구를 강화하고 있고, 혁신적인 가공, 생산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방준식 미주조선일보LA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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