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페이먼트 외에 추가비용 감당할 수 있는지 따져라"
주택 구입 절차를 진행하기 전에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AP
홈쇼핑 시작 전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들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는 집 사기 안좋은 시기
30년 동안 모기지 페이먼트 납부 가능한지도 중요
렌트를 사는 것이 지긋지긋하거나 마침내 충분한 다운페이마먼트 자금을 모았을 때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결심은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 에이전트를 고용하기 전에 반드시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들이 있다. 이 중 일부는 뻔해 보일 수 있지만 또 다른 일부는 자주 간과되며 인생 최대 재정적 결정을 내리기 전 반드시 고민해봐야 할 ‘심리적 질문’이기도 하다.
◇최근에 어떤 ‘상실’을 경험했는가?
이별, 실직, 혹은 그 외의 부정적인 경험을 했다면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새 출발이 반드시 집을 사는 것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뉴욕 '트리플민트(TripleMint)'의 부동산 에이전트 타일러 휘트먼은 “누군가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는 집을 사기에 가장 좋지 않은 시기”라고 말한다. 그는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주거 문제에 대한 결정도 두려움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고 경고한다. 즉, 감정적으로 괜찮다고 느끼더라도 아직 회복 중이라면 중요한 결정을 미루는 것이 현명하다. 시간이 지난 후 보다 명확한 판단이 가능할 때 집 구매를 고려하라는 조언이다.
◇새 직장을 얻게 된다면 이사를 가야 할까?
오늘날의 고용 시장은 과거와는 매우 다르다. 부모 세대는 한 직장을 평생 다니며 그 도시에 뿌리내리는 삶이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잦은 이직이 흔하다. 텍사스주 포트워스를 기반으로 하는 '챈들러 크라우치 부동산'의 브로커 챈들러 크라우치는 “지금은 이직이 일상적인 시대이며, 직장이 바뀌면 거주지도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만약 자신의 산업군이 특정 지역에 한정되어 있다면 취직 후 1년 만에 집을 팔아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최소 5년 이상 한 곳에 머물 계획이 없다면 집을 사는 것은 그리 좋은 생각이 아니다”는 것이 크라우치의 조언이다. 너무 일찍 집을 팔 경우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운페이먼트 외에 수많은 비용을 감당할 준비가 되었는가?
요즘은 20% 다운페이먼트가 아닌 그 이하로도 주택 구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 외에도 생각보다 많은 초기 비용이 발생한다. 모기지 브로커를 고용하면 대출 금액의 1~2%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할 수도 있고, 홈인스펙션 비용도 수백달러가 들며, 클로징 비용은 전체 주택 가격의 7%에 달할 수 있다. 그리고 '머피의 법칙'처럼 예상치 못한 비용은 반드시 생긴다.
휘트먼 에이전트는 “계약 한 달 뒤 에어컨이 고장 나거나 식기세척기가 멈춘다면 그건 이제 전적으로 바이어의 책임”이라고 말한다. 주택 구매 후 예상치 못한 수리비와 보험, 세금 등을 감당할 별도의 비상 자금이 없다면 구입 시기를 다시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금융기관에 장기적으로 많은 돈을 갚아야 하는 것이 괜찮은가?
집을 소유하면 렌트비 대신 자신의 자산에 돈을 투자하게 된다. 그러나 ‘자산으로서의 가치’는 즉시 생기지 않는다. 특히 대출로 집을 산 경우 원금뿐 아니라 이자까지 수십 년에 걸쳐 갚아야 한다.
30년 고정금리 모기지처럼 상환 기간이 길면 매달 부담은 줄일 수 있지만 동시에 원금을 갚는 속도도 느려진다. 게다가 각종 유지비와 생활비를 감당하다 보면 원금 상환은 더욱 늦어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정말로 집을 사는 것이 더 저렴한가?
이 부분은 거주 지역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주택 구입은 큰 계약금과 다양한 부대 비용이 수반되지만 반면 렌트비는 해마다 오를 가능성이 높다.
크라우치 브로커는 “렌트비는 해마다 평균 7%씩 오른다”며 “이것은 복리 형태의 지속적 비용 상승”이라고 지적한다. 만약 렌트비 상승 속도가 너무 빠르면 계속 렌트만 살 경우 오히려 저축이 어려워져 집을 살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구성훈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