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호수와 푸른 숲, 동화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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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호수와 푸른 숲, 동화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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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에 있는 노벨상박물관 앞에서 큰딸 가족이 모두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비겔란조각공원에서 포즈를 취한 하기환 회장. 스톡홀름 올드타운 관광 중 손녀들끼리만 한 컷!. 바사박물관에 진열된 전함. 물 위에 뜬 스톡홀름 구 시가지 감라스탄. 스톡홀름 항구의 모습.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오페라하우스와 뭉크박물관(오른쪽). 오슬로 민속촌에서 큰딸가족이 포즈를 취했다.(위에서부터)   


한남체인 하기환 회장의 북유럽 3개국 가족여행기<2>


'북유럽의 베네치아' 스톡홀름에 도착

동화같은 '드로트닝홀름 궁전'에 매료

큰사위와 손녀도 합류해 6명 '완전체' 

물 위에 뜬 구 시가지 '감라스탄' 관광

노벨뮤지엄에 전시된 한강 작가 '뿌듯'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는 자연의 도시

'절규'를 전시한 웅장한 뭉크뮤지엄 

'플로팅사우나' 체험하고 민속촌 감상


스웨덴의 역사 탐방

7월26일 코펜하겐을 떠난 우리는 스웨덴 스톡홀름에 도착했다. 스웨덴의 수도 이름은Stock(통나무)과 Holm(섬) 이 결합한 것이라 했다. 스톡홀름에 여행을 온다면 놓치지 말고 반드시 방문해야 할 장소가 있다. 숙소로 가기 전 드로트닝홀름 궁전(Drottningholm Palace)에 들렸다. 스톡홀름 근교에 위치한 궁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현 스웨덴 국왕 칼 16세 구스타프 일가가 거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호수와 푸른 숲에 둘러싸인 궁전은 마치 동화 속의 한 장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코펜하겐과 스톡홀름에는 한국 관광객이 많이

보인다.


우리는 도심에 예약한 에어비엔비 숙소를 찾는데 고생 좀 했다. 그러나 베드룸이 4개나 되어서 만족스러웠다. 이곳에서 큰사위와 손녀 카리나가 합류하여 식구가 6명으로 늘었다. 스톡홀름은 볼거리가 많은 도시였다. 이 도시는 북유럽의 베네치아로 불린다. 그만큼 물이 풍부한 곳이라는 뜻인데, 첫인상에도 물에 쌓인 도시로 보였다. 감라스탄(Gamla Stan)은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의 옛 시가지. 골든브릿지로 이름 붙은 다리를 건너 감라스탄으로 들어서니, 물 위에 뜬 도시라는 말이 실감났다. 중세시대에 건설된 도로와 거리, 오랜 역사를 가진 건축물들이 운하 사이에 들어서 있었다. 좁은 골목을 걸어 독일교회와 대성당, 왕궁, 구 시청사까지 차례로 둘러봤다.


노벨뮤지엄은 입장료에 비해서 진열품이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2024년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소설가 전시는 볼만했다. 잘 보이는 곳에 전시된 한강 작가를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이 있는 로얄궁(Royal Palace) 광장도 볼 만했다. 왕궁 앞은 근위병 교대식이 장엄하게 펼쳐지는 곳. 궁전 옆에 중세 당시의 무기와 갑옷이 진열되어 있고 넓은 광장에는 관광객들이 넘치고 있다. 스톡홀름은 여유 있고 여러모로 좋은 도시였다. 저녁은 미국에서부터 예약해 놓은 유명한 맛집을 찾았다. 와인값이 의외로 LA의 식당보다 값이 저렴하다. 아마 그건 팁과 세금을 계산서에서 볼 수 없기에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른다.


그 다음 날 우리는 바사박물관(Vasa Museum)으로 향했다. 이곳은 1628년에 침몰한 군함 ‘바사호’를 거의 완전한 상태로 복원해 놓은 장소. 그런데 바사호의 침몰은 전쟁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 엄청난 비극적 코미디였던 것을 이번에 알았다. 조금 어두운 실내에 들어서자마자 복원한 거대한 선체가 시야를 압도한다. 바사호는 당대 유래 없는 최상 최신의 첨단 전함. 1628년 8월 10일, 스톡홀름 항구에는 많은 인파와 귀족들이 모였다. 당시의 국왕 구스타브 아돌프 2세가 친히 보는 앞에서 진수식이 열렸다. 


바사호는 관중의 엄청난 환호와 함께 천천히 항구를 빠져나갔다. 최신예 군함의 첫 항해를 구경하러 온 이들에게 선장은 무력을 뽐냈다. 군함 한쪽 함포에서 일제 사격하는 장관을 보여줬던 것. 그런데 갑작스런 돌풍과 대포의 반동이 합쳐져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 결국 바사호는 전복되어 침몰했다. 출항한 지 30분 만에 일어난 일. 이 사고로 30여 명이 그 자리에서 익사했다. 2층에 무거운 대포가 가득 차니 무게중심이 위로 올라갔다. 수평을 잡기 위해 배 바닥에 필요한 돌맹이를 충분히 넣지 않은 것도 원인 중 하나. 그것들이 바사호 침몰의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말.  1961년에 침몰한 군함은 333년 만에 건져진다. 그리고 스웨덴 최고의 관광 상품이 되었기에 우리도 찾아온 것이다.


내일이면 스웨덴을 떠난다. 생각해 보니 스톡홀름은 그냥 예쁜 도시가 아니다. 살아있는 박물관, 그리고 잘 보존된 유럽의 자부심이라 부를 만했다. 여행의 흐름은 언제나 아쉬움과 설렘이 반복되는 여정이다. 스톡홀름에서 보낸 며칠은 짧지만 꽤 밀도 있었던 시간이었다.


노르웨이에서 뭉크를 만나다

7월 29일, 오전 11시, 스톡홀름을 떠나 노르웨이 오슬로행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시간은 단 1시간. 짧은 하늘길을 건너 노르웨이에 내렸다. 오슬로는 스톡홀름과는 또 다른 느낌의 도시였다. 자연에 가까운 조용한 수도라는 생각이 든다. 예약한 숙소는 도시 중심가에서 항구를 바라보는 방 3개짜리 아파트였다. 숙소 바로 옆에 유명한 뭉크뮤지엄이 있다. 밖엔 비도 오고 해서 우선 뭉크뮤지엄을 찾았다. 노르웨이가 자랑하는 화가 뭉크. 그가 생전에 소장한 본인 작품 전부를 오슬로시에 기증하고 죽었다고 한다. 12층이나 되는 뮤지엄 건물은 자그마치 2억5000만달러를 들여 만든 집이라 했다. 개인 미술관으론 세계에서 최대의 크기라고 한다. 뭉크의 작품 수가 엄청나서 건물 전체 공간을 다 채운 것이다.


잘 알려진 뭉크의 절규(Scream)란 작품은 생각보다 크기가 아주 작았다. 파리 루브루박물관 모나리자처럼 따로 독립된 방에 진열하고 있다. 연작 시리즈이기에 같은 작품을 여러 다른 색조를 넣어 돌려가며 보여준다. 2012년에 같은 연작작품이 경매에서 1억2000만달러에 팔렸다. 바로 옆에 지은 하얀색 오페라하우스도 건축물 자체가 예술품이었다. 지붕까지 누구나 걸어 산책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 시드니의 유명한 오페라하우스와는 다르게, 시민들이 경사진 지붕 위를 걸을 수 있게 경계를 허문 것이다.


이제 여행이 10일을 넘고 있다. 1달러도 현금을 사용할 기회가 없었다. 모든 것에서 카드결제가 되니 현금이 필요 없었다. 그래도 손녀들에게 선물 살 용돈을 주고 싶어서 가지고 온 달러를 환전하러 은행을 찾았다. 은행에서는 더 이상 환전서비스가 없다고 말한다. 앞으로의 세상은 현금이 필요 없어질 것이다.


오후 늦게 오슬로에서 유명한 플로팅사우나(Floating Sauna)를 찾았다. 바다 위에 사우나 시설을 만들고 더워진 몸은 바닷속으로 바로 들어가게 만든 곳. 장작을 태우는 핀란드식 Dry Sauna였는데 계속 물을 부어야 한다. 습기가 있는 고열 사우나라 숨쉬기가 편했고 습기가 있어 좋았다. 손녀들은 사우나에서 바닷속으로 점프도 하고 수영도 했다. 작은방 사우나가 10개쯤 있었는데 각 방이 달라 하나씩 들어가 보는 재미도 있었다.


우리 숙소가 올드타운과 가까워서 걷기도 좋았다. 유명한 도시마다 관광 영업을 하는 2층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표를 끊으면 관광지 아무 곳, 아무 때나 타고 내리는 버스였다. 1인당 50달러 정도였는데 관광객이 많았다. 처음 찾아간 곳이 비겔란(Vigeland) 조각공원. 구스타브 비겔란이라는 조각가가 20년에 걸쳐 만들어 놓은 조각공원이다. 드넓은 조각공원은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 비겔란은 1869년에 태어나서 1943년에 죽었다. 오슬로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가장 유명한 관광명소를 개인이 만든 것이다.


다시 버스를 타고 오슬로 민속촌을 찾았다. 1500년대 거주했던 생활상과 나무집을 복원해 놓았다. 중심에 교회 건물도 보인다. 지붕 위에 대부분 풀을 키워 난방효과를 얻은 것 같았다. 지금 개인소득 세계최고라는 부자 노르웨이도 그 당시에는 어렵고 힘들 게 산 것 같다. 우리는 오슬로가 가진 고요한 매력에 적응해 가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국경을 넘는다는 건 단지 위치를 바꾸는 게 아니다. 새로운 풍경에의 적응과 감정은 늘 새롭다. 이제 북유럽 여행 세 번째 장이 열리는 느낌이 들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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