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참된 교회는 언어·문화 초월, 다음세대와 공존 가능한 사랑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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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참된 교회는 언어·문화 초월, 다음세대와 공존 가능한 사랑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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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현선교교회 국윤권 담임목사


"부활절을 맞아 '평강'이 함께 하길"

이민목회 화두 '차세대', '영어예배' 

선교·전도 위한 '소그룹 모임' 중요


한국에서 미국으로 14세 때 이민 와 전도유망했던 한 청년에게 낯선 땅 아프리카 단기선교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 이전까지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할 것으로 생각했던 그에게 아프리카인들은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 준 것이다. 돈이 인생의 전부로 여기지 않으며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그들에게서는 미소와 감사가 끊이지 않았다. 


부친이 뇌졸증으로 쓰러지셨다. 그런데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신학을 하시고 ‘장애인 목회’를 선택하셨다. 섬김을 통한 ‘행복 추구’를 통해 ‘목사의 본질’을 일깨워 주신 하나의 사건이었다. 이 두 가지 장면은 그에게 인생의 본질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고 오늘날 목사의 길을 걷게 한 계기가 되었다. 그는 주저 없이 ‘목사로 부르신다면 순종하겠노라’ 기도하였다.


다른 이들과 달리 목회자의 길을 아주 즐겁게 선택하게 되었다고. 목회를 선택하기 전 그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위로하고 용기를 주는 의미있는 삶을 사는 게 더 행복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의 이름은 ‘국윤권’. 충현선교교회의 3대 담임목사다.


#. “20년만 하시면 됩니다”

충현선교교회는 1985년 8월에 교회가 창립된 이래 단 한 번도 잡음 없이 목회자의 세대교체를 자연스럽게 이루며 성장과 부흥을 지켜 나가고 있다. 1대 정상우 목사에 이어 2대 담임목사인 민종기 목사(현KCMUSA 이사장)가 원로목사로 추대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2022년 3대 담임목사로 국윤권 목사가 취임하였다. 이민교회에서 보기 드문 유연한 원로목사 추대식과 담임목사 위임식은 교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이에 대해 국 목사는 “처음 부임했는데 성도들이 이구동성으로 ‘20년만 하시면 된다’고 하셨어요. 순간 이게 우리 교회의 아름다운 전통이로구나 생각하고 책임감이 더 강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선배들이 길을 잘 유지해 나가자는 각오로 목회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개신교계는 위기다. 한국의 개신교계나 한국계 교회들 사이에는 ‘교회세습’이라는 좋지 못한 선례들도 있다. ‘교회세습’이란 지역교회와 유관기관에서 혈연에 의해 발생하는 대물림을 뜻한다. 어떤 경우는 새로 담임목사를 청빙하는 과정에서 교회가 갈라지기도 한다. 그러나 충현선교교회는 아름다운 전통을 쌓아가며 이름 그대로 지난 35년간 선교사들을 파송하고 꾸준히 돕고 있다. 아마도 ‘20년만 하라’는 이야기는 그 이후에도 또 교회의 이러한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나가라는 엄중한 명령일 것이다. 국 목사가 지금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 역시 ‘교회들이 점점 어려워 지는 것’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 꼽은 것은 펜데믹 이후 교회 안에서조차 신자들이 하나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 목사는 충현선교교회에 부임하면서 ‘끝까지 하나됨을 지키는 교회’가 되고 싶다는 바램을 가지고 기도하고 있다. 신자들이 거부감 없이 가족처럼 잘 해주고 믿기에 신뢰관계를 잘 구축하면서 하루하루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목회에 임하고 있다.


#. 이민목회에 대한 고민

‘이민목회’는 한국보다 최소 열배는 힘들다고 한다. 미국에서 100명의 성도가 출석한다면 한국에서는 1000명으로 인정해 준다는 말이 있다. 한인교회이지만 ‘영어설교(EM)’가 아니면 아무래도 제약이 따른다. 국목사는 ‘다음세대’와 ‘영어예배’를 이민목회의 가장 큰 화두로 꼽았다. 물론 문화적 차이도 존재한다. 또한, 이민목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이라고 봤다. 현재 코리아타운의 목사들은 크게 두 갈래다. 학문적 소양이 있거나 아니면 실력 없이 극단적 은사지향주의로 빠진 경우다. 중간지대에 애매한 목사들도 많다. 


국 목사는 이에 대한 원인으로 ‘1세 문화’를 들었다. 1세 문화가 수용적이지 못하고 배타적이고 폐쇄적 경향이 있기 때문에 소통부재에 이르렀고 결국은 교회 안에 완전히 2개의 공동체가 존재하는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고 봤다. 국 목사는 “참된 예배는 언어와 문화를 초월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사랑과 희생, 헌신을 하며 다음 세대와 공존해야 하는데 도무지 공동체를 형성하려고 하지 않습니다”라면서 “어른세대와 청년세대가 나눠지는 것은 둘째 치고 결혼하면 소통이 가능한 다른 교회로 옮겨가 버립니다. 미국의 개인주의에 영향을 받아서 1세대와 함께 예배드리는 문화를 어색해 한다” 며 자녀세대들도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흥’이 소망이 아니라 ‘하나가 되어 끝까지 가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봤다. ‘영어설교’ 역시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부담을 느껴 부목사들에게 떠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봤다. 특히 신자들이 교회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설교가 들려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설교가 우선 자신에게 맞아야 교회에 등록도 하고 정착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펜데믹 이후 단절된 ‘만남’들을 이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민목회의 핵심이 ‘만남’이라고 보았다. 아무리 목사가 ‘사랑이 있는 공동체’를 만들려고 해도 만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했다. 펜데믹 이후 사람들이 직접 만나기 보다는 IT와 인터넷만으로도 소통과 교류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확산되었는데 직접 만나지 않으면 사람이 변화되는 일이 드물다고 했다.


#. 선교와 전도회가 핵심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선교와 전도회가 있다. 교회가 설립 될 때부터 ‘선교적 목적’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이를 한시도 잊은 적이 없으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고 있다. 이러한 역량의 결정체가 바로 ‘전도회’다. 사실 많은 신자들이 교회가 선교를 하면 자신도 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이를 실천하고 함께 모여서 사랑을 나누려면 ‘소그룹 모임’이 중요하고 그 핵심이 ‘전도회’인 셈이다. 소그룹을 통해 신자들이 ‘거룩한 부담감’을 갖고 선교에 동참하게 되면 신앙의 성장이 오게 되고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 회복되면서 초대교회의 모습을 회복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나 많은 교회의 ‘전도회’들이 정치적 세력으로 클 수 있어 폐지하기도 하는데 주일 대예배만으로 신앙이 성장할 수 없기에 반드시, ‘구역모임’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나님께서 디자인하시고 가르쳐 주신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교회’이며 이렇게 단단해 질 때야 말로 세상이 건드리지 못하는 ‘하이터치(High Touch)’ 상태가 되어 세상에 뒤떨어지지 않게 된다고 보았다. 모이기만 하면 사랑을 나누고 전도하며 회복되는 것이 교회이며 이러한 사역을 감당할 때 성령께서도 비로서 함께 일하신다고 보았다. 충현선교교회가 이토록 지향점이 일관되었던 것은 교회의 아름다운 전통 때문인지도 모른다. 남가주 지역 최초로 설립목사(정상우)가 자연스럽게 2대 담임목사인 민종기 목사에게 이양한 것 그리고 설립자의 목회정신을 계속 이어오는 교회의 전통이 더 세련되고 성숙해져 간다는 점에서 보기 드문 교회라고 할 수 있다.


#. 부활절을 맞아

충현선교교회의 설립목적이 선교인 만큼 목회철학 역시 ‘교회 안’으로만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교회 밖’으로 나가고 선교하는 교회가 되기를 바라는 국 목사는 바라고 있다. 선교적 관점에서 가정과 교회, 직장, 사회, 국가를 섬기고 결국에는 모든 민족을 섬기는 것이 선교의 기본이라고 봤을 때 ‘부활’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 그 자체라는 것이다. 섬김을 그리스어 성경의 원어로 보면 ‘디아코노스(διάκονος)’이다. 하인의 신분으로 섬기는 사람을 뜻하는데 철저히 낮아져서 섬기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디아코노스는 성경에서 다양하게 번역되는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직분으로서의 집사(執事)다. 예수 그리스도 역시 철저하게 낮아지셔서 온 인류를 섬기려 오셨고 십자가를 기꺼이 지셨다는 점이다. 부활절을 맞아 더 많은 섬김이 퍼져나갈 때 ‘사랑’으로 세상을 이기는 교회가 되리라고 그는 굳게 믿고 있다. 또한, 그의 지론은 ‘하나님의 자녀라면 언젠가는 축복 받는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부활절을 맞아 무엇보다도 ‘두려움’ 대신에 ‘평강’이 함께하기를 기원했다. 


“우리가 살다 보면 두려운 순간들을 맞이하게 됩니다. 경제적인 두려움, 건강의 두려움, 미래의 두려움, 그리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 우리 이민 생활 가운데 이 두려움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삶의 두려움은 ‘평강의 왕’이신 예수님이 찾아 오실 때 떠나갑니다. 지금도 부활의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이번 부활절을 통해 예수님을 만나시고 그 분이 주시는 평강을 누리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여러분 모두를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이훈구 기자 la@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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