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모기지 부담… 주택시장서 ‘올 캐시 구매’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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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은 모기지 부담… 주택시장서 ‘올 캐시 구매’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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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거래의 25% 차지

재정적 불확실성 제거

기관투자자가 현금 선호


팬데믹 이후 모기지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모기지 없이 현금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올 캐시(all-cash)’ 구매가 여력을 갖춘 바이어들 사이에서 점점 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미국 주택 거래의 4분의 1 이상이 모기지 대출이 필요 없는 현금 구매로 이뤄졌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NAR 이코노미스트들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모기지금리는 팬데믹 당시의 사상 최저 수준에서 급등해 2023년 가을에는 8%에 육박했으며, 올해는 6% 초·중반대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높아진 금리는 차입 비용을 크게 끌어올리며 첫 주택 구매자와 저소득층 바이어들을 압박했고, 많은 이들을 시장 밖으로 밀어냈다. 반면 기존 주택소유주들은 주택가격 상승으로 쌓인 홈 에퀴티의 혜택을 누리며, 다음 주택이나 휴가용 주택을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섰다.

올해 10월 현재 전국 주택 거래에서 현금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29%로, 작년의 27%와 5년 전의 19%에서 꾸준히 상승했다. 이는 리얼터 닷컴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와도 맥을 같이한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에 거래된 주택의 약 3분의 1(32.8%)이 현금으로 매입됐다. 댈러스에 위치한 더글러스 엘리먼의 부동산 에이전트 해리슨 폴스키는 모기지 금리 상승과 현금 거래 증가 사이에는 분명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리얼터 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서 자본 여력이 있는 바이어들은 현금 또는 현금에 준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마무리하는 선택을 점점 더 많이 하고 있다”며 “이는 일종의 ‘브리지 전략’으로 금리 부담과 까다로운 대출 심사를 피하기 위해 우선 현금으로 클로징한 뒤 이후 사설 은행이나 자산 관리사를 통해 더 나은 조건으로 장기 금융을 다시 검토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리얼터 닷컴의 수석 경제분석가 해나 존스는 10월에 발표한 보고서 ‘캐시 이즈 킹: 현금 주택 구매 트렌드(Cash Is King: Trends in All-Cash Home Sales’에서 현금 구매는 높은 차입 비용을 피할 수 있고 금융 조건에 따른 불확실성이 없으며, 거래를 더 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폴스키는 현금 제안이 재정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셀러에게 즉각적인 신뢰를 줘 협상력을 크게 높여준다고 덧붙였다.

NAR 회원 및 소비자 설문조사 리서치팀의 연구 보조원 아메시스트 마로킨은 “차입 비용이 높아질수록 현금 결제는 더 현명하고 경쟁력 있는 선택으로 보이기 시작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10개월간의 NAR 주택시장 신뢰지수에 따르면 현금 바이어는 주로 휴가용 주택을 찾는 기존 주택소유주나 임대용 부동산을 매입하는 투자자들이다.

2025년 1월부터 10월까지 휴가용 주택 구매자의 57%, 투자 목적 구매자의 56%가 현금으로 거래했다.

올 가을 리얼터 닷컴 연구진이 등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유한책임회사(LLC)나 법인 형태의 기관 투자자들이 현금 구매의 선두에 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실거주용 주택 거래에서 현금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그쳤고, 나머지 81%는 금융 대출을 활용했다. 

특히 생애 첫 주택 구매자 가운데 현금구매 비중은 매우 낮다. 

NAR의 ‘주택 구매자 및 판매자 프로필(Profile of Home Buyers and Sellers)’ 에 따르면 2025년 첫 주택 구매자 중 현금으로 집을 산 비율은 8%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기존 주택 소유주 가운데 더 나은 주거 환경을 찾는 반복 구매자(repeat buyers) 중에서는 현금 거래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 올해 반복 구매자의 3분의 1이 현금 제안을 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2023년의 10%와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NAR 보고서에 따르면 현금 구매자는 첫 구매자든 반복 구매자든 대출에 의존하는 바이어들보다 대체로 연령이 높고 자산 규모가 크다. 첫 주택을 현금으로 구매한 바이어의 평균 연령은 58세로, 대출을 이용한 첫 구매자 평균 연령인 38세보다 20세 높았다. 반복 구매자 가운데 현금 바이어의 중위 연령은 68세로, 대출을 이용한 반복 구매자보다 10세 많았다.

마로킨은 “이 수치는 차입 없이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된 자산 가치에 의해 좌우되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실거주 주택을 현금으로 매입한 바이어의 60%는 기존에 보유한 주택의 에퀴티나 이전 주택 매각 대금을 자금원으로 활용했다. 그는 “반복 구매자는 첫 구매자가 갖지 못한 특권을 지닌다. 바로 충분한 시간을 들여 주택 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다는 점”이라며 “이 에퀴티는 개인적·세대 간 부를 형성하는 강력한 동력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액 자산가들은 모기지금리 보다는 주식시장 수익, 유동성 유지 필요성 등 보다 광범위한 재무 요인을 고려해 현금 구매와 금융 활용 사이에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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