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칼럼]미국 식탁에 오르기까지, 사케(SAKE) 한 병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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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칼럼]미국 식탁에 오르기까지, 사케(SAKE) 한 병의 여정

웹마스터

줄리 김 

화장품 및 음식류 전문 관세사


최근 미국에서 사케의 인기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고급 일식당은 물론 일반 주류 매장에서도 사케를 쉽게 볼 수 있게 됐지만, 소비자들이 잘 알지 못하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사케 한 병이 미국에서 판매되기까지는 매우 복잡한 규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입니다.


사케 수입은 단순히 술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문제가 아닙니다. 여러 정부 기관의 관리를 동시에 받아야 합니다. 주류·담배세무국(TTB)은 누가 술을 수입할 수 있는지, 라벨이 적법한지, 연방 주류세가 제대로 납부되었는지를 관리합니다. 식품의약국(FDA)은 사케를 식품으로 취급해 해외 양조장의 등록 여부와 안전성을 감독합니다. 세관국경보호청(CBP)은 이 모든 요건이 충족되었는지를 국경에서 최종 확인합니다.


병에 붙은 라벨 하나도 자유롭지 않습니다. 알코올 도수, 수입자 정보, 정부 경고문구 등 필수 표시사항이 정확하지 않으면 판매 자체가 불가능하며, 사소한 오류로도 통관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연방 규제를 통과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미국은 주류를 생산, 유통, 판매 단계로 분리하는 3단계 유통 시스템(Three-Tier Syste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주에서는 수입업자가 식당이나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없고, 반드시 허가받은 도매상을 거쳐야 합니다. 주마다 별도의 허가와 세금 규정도 적용됩니다.


결국 전국 매장에 진열된 사케 한 병은 단순한 전통주가 아니라, 엄격한 규제와 행정 절차를 모두 통과한 결과물입니다. 사케를 한 잔 즐길 때, 그 깔끔한 맛 뒤에 숨은 긴 서류의 여정을 떠올려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일 것입니다.

문의 juliekim@apch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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