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집값·높은 금리… 주택 소유주 발목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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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집값·높은 금리… 주택 소유주 발목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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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SF 등 이사 계획 '스톱'

대도시 주택거래율 하락


미국 일부 지역에서 이사 계획을 세우던 주택 소유주들이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현재 거주지에 머무르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사이트 ‘리얼터 닷컴’의 경제 분석에 따르면 2024년 9월부터 2025년 8월까지 미국 50대 대도시의 주택 거래율을 분석한 결과 셀러가 가장 적은 상위 10개 시장이 나타났다.

리얼터 닷컴의 선임 경제 연구 분석가 해나 존스는 “거래율이 낮은 시장은 일반적으로 주택 공급이 부족하고 경쟁이 치열하며, 한정된 주택을 두고 구매자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존스에 따르면 이런 낮은 거래율 시장은 대부분 고비용 해안 대도시로 주택 소유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주택 재고의 상당 부분이 임대용으로 운영되고 있다. 존스는 “이런 지역에서는 주택을 팔고 새 집을 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급격한 비용 상승을 피하기 위해 기존 소유자들이 거주를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분석 결과 거래율이 낮은 10개 대도시 중 7곳이 해안 지역에 위치해 있었다.

LA, 뉴욕,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대형 해안 도시는 높은 수요로 인해 집값이 많은 가구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라가면서 임대 비중이 높고 기존 주택 소유자의 이동이 제한되는 구조를 만든다고 존스는 설명했다.

LA의 부동산 전문가 브라이스 페넬은 “LA에서는 부동산이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 장기적인 자산 수단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매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소유자가 초저금리로 주택을 매입했기 때문에 현재 시장에서 대체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재정적으로 합리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LA 지역의 주택 공급이 극도로 부족해 “이사를 원하더라도 어디로 갈지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체 주택을 찾지 못할까 봐 걱정하는 심리적 장벽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페넬은 전했다.

한편, 뉴욕주 버팔로는 우수한 교육 환경, 강한 공동체 의식, 캐나다 및 나이아가라 폭포와의 근접성 등으로 사람들이 쉽게 떠나지 않는 도시로 꼽힌다. 또한 저렴한 주거비와 개선되는 고용시장도 장기 거주를 유도하는 요인이다.

뉴욕시 부동산 중개인 미셸 그리피스는 “뉴욕시에서 대규모 이주가 일어난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데이터상으로도 거래율은 낮고, 매물을 내놓는 주택 소유자는 줄어들고 있다. 

오히려 시장은 강력한 수요와 지속적인 관심 속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피스는 “뉴요커들은 경력 기회, 활기찬 동네, 문화적 매력 등 도시 생활의 가치를 여전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낮은 거래율은 주민들이 거주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뉴욕시 부동산 시장의 안정성과 지속적 매력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인근 저지시티에서도 “주택을 계속 유지하는 이유는 최고의 주거지로 꼽히며, 우수한 교육 환경과 편리한 출퇴근, 질 높은 생활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미셸 무몰리 에이전트는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중심지인 샌호세에서는 높은 모기지 금리와 둔화된 채용 시장, 제한적인 고용 성장 때문에 많은 주택 소유자가 새 집을 구매할 형편이 되지 않아 거주를 유지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부동산 에이전트 잉 허는 “도시는 뛰어난 자연경관과 식문화, 다양한 문화 행사, 지적이고 다채로운 커뮤니티를 제공하지만, 기존 소유자가 이사하려면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며 “많은 장기 거주자는 이미 모기지를 완납했거나 2.5~3%의 초저금리에 묶여 있어 매도에 대한 재정적 유인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에서도 “팬데믹 시기에 대부분 재융자를 통해 2~3%대 금리를 확보했기 때문에, 급등한 집값과 함께 많은 매도자가 현재 거주지를 유지하기로 결정한다”고 현지 부동산 중개인 제시카 밴스는 설명했다.

밴스는 “많은 매도자가 현재 거주지를 오늘날 가격과 금리로 대체할 여력이 없다고 말한다. 소득이 높은 맞벌이 가구라 해도 ‘업그레이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재정적·심리적 요인이 결합해 판매자가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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