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 취업시장 악화… ‘학사학위 안전판’ 무너진다


홈 > 로컬뉴스 > 로컬뉴스 > 경제
로컬뉴스

대졸자 취업시장 악화… ‘학사학위 안전판’ 무너진다

웹마스터

요즘 대졸자들의 취업이 어렵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온다. 한 대학 졸업식 모습. /AP


10년래 가장 어려운 시장

학사 가치, 과거만 못해


미국 경제가 일자리를 늘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을 갓 졸업한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지난 10년 중 가장 어려운 취업 시장이 펼쳐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은 정말로 취업하기 힘든 시기”라고 구직 플랫폼 인디드(Indeed) 하이어링 랩의 시니어 이코노미스트 코리 스테일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여러 지표를 보면 노동시장 자체는 여전히 비교적 탄탄한 모습이다. 연방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9월 미국 경제는 예상보다 많은 일자리를 새로 창출했다. 그러나 전체 실업률은 4.4%로 소폭 상승했고, 특히 16~24세 청년층 실업률은 10.4%에 달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이번 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의 일자리 시장은 노동시장에 막 진입하는 Z세대에게 엄청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시카고대 경제학과 안데르스 훔룸 조교수는 청년층 실업률 상승이 “경제 둔화 혹은 경기침체로 향하는 초기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통적으로 학사학위는 고임금 직업으로 가는 가장 좋은 경로로 여겨져 왔지만 전문가들은 이제 그 효과가 과거만 못하다고 말한다. 버닝글래스 인스티튜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갓 레바논은 CNBC에 “현대 사회에서 처음으로, 학사 학위가 더 이상 안정적인 전문직 취업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대학 학위가 실업 위험을 줄여주는 ‘안전 프리미엄(safety premium)’이 과거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대학 졸업자가 비졸업자보다 실업 확률이 낮기는 하지만, 그 격차는 수십 년 만에 가장 작아졌다.

신규 졸업자들의 상황은 더욱 뚜렷하게 악화되고 있다.

일부 대기업은 업무 효율화와 비용 절감을 위해 AI를 활용해 초급 직원을 대체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며, 경기 불확실성·지속적인 인플레이션·소비 둔화 등도 초급 직무 기회의 축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국대학취업협회(NACE)에 따르면 2025년 졸업예정자들은 평균 10개의 채용 지원서를 제출한 반면, 2024년 졸업생들은 6개에 그쳤다. 하지만 2025년 졸업예정자의 평균 합격 제안 수는 0.78개로, 전년도인 2024년(0.83개)보다 오히려 줄었다. 해당 조사는 2025년 4월 1일부터 5월 30일까지 졸업 예정자 1,47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인디드의 스테일은 “이들 청년층은 노동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집단”이라며 “만약 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이는 곧 경제 자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6년 졸업생들의 시장 상황도 비슷하거나 더 나쁠 수 있다고 예측했다.

NACE의 또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은 최근 수년보다 올해 졸업생들의 전반적 취업 시장을 더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전체 기업의 절반가량인 51%가 올해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 시장을 ‘부정적 또는 보통 수준’으로 평가했으며, 이는 2020~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약한 노동시장은 젊은 층의 장기적 소득 및 임금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지적했다.

보고서 저자인 그레이스 즈웨머 옥스퍼드 이코노미스트는 “청년층의 실업률은 오르고 임금 상승률은 떨어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흉터 효과’를 남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테일 역시 “지금 일자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 미래 소득 능력에도 영향을 준다”며 “이 모든 요소가 합쳐져 향후 소득 불평등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경제 전체에도 큰 영향을 미칠 문제”라고 강조했다.

구성훈 기자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