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계란 대신 ‘아보카도, 두부’ 사용한다
LA한인타운 시온마켓에서는 4일 케이지프리 라지 브라운 계란이 한 더즌에 9.99달러에 판매됐다. 한 더즌씩만 제한판매를 함에도 판매대가 텅 비었다.(위) 치노힐스에 있는 트레이더조의 계란 판매대에는 아예 다른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우미정 기자
소비자들 계란 없는 식사메뉴 적응
와플하우스, '계란값' 50센트 부과
파리바게트는 에그 샌드위치 없애
케이지 프리 대형란 9.99~11.99달러
#. LA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윤정숙(35)씨는 아침식사로 즐기던 에그 스크램블 대신 두부 부침을 해 먹는다. 지난해 말부터 치솟은 계란값에 장바구니에 계란을 담을 수 없었던 윤씨는 식탁에 계란 대체식품으로 두부 부침, 바나나로 으깬 팬케이크, 그릭 요거트 등을 자주 올리게 됐다. 윤씨의 아침 식단이 바뀌었다.
조류독감 확산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계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많은 소비자들이 아침식사 메뉴에서 계란 대신 대체식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노동통계국의 소비자 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계란 가격은 1년 전보다 36.8% 상승했다. A등급 대형 계란 한 더즌(12알) 기준 평균가격은 4.15달러로, 전년도 2.51달러에서 약 2달러 인상됐다. 농무부는 계란 가격이 올해 20% 더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가격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캘리포니아주, 인디애나주, 미주리주, 노스캐롤라이나주, 오하이오주 등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이 지목되고 있다.
인기 식당체인 와플하우스(Waffle House)는 급등하는 계란 가격으로 인해 이번 주부터 모든 메뉴에 50센트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란 2개와 토스트, 사이드가 포함된 아침식사 메뉴는 4일 기준으로 7.75달러에 제공된다. 와플하우스는 "이번 가격 변동이 일시적이기를 바라지만, 계란 부족이 언제 끝날지 예측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번 추가 요금은 최근 10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인한 계란 부족으로 발생한 것이다.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해 농민들이 매달 수백만 마리의 닭을 도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 내 계란 가격이 2023년 여름보다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부활절이 다가오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일 치노힐스에 위치한 트레더조(Trader Joe’s)는 최근 계란 공급 부족으로 인해 가구당 3개 더즌(36알) 이상의 구매를 제한하고 있지만 공급 부족으로 계란 대신 요거트 제품이 가판대에 진열됐다.
한인타운 8가에 있는 파리바게트의 줄리 매니저는 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계란 재고가 다 떨어지면 메뉴에서 에그 샌드위치를 당분간 없앨 계획”이라며 “치솟는 계란값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
H마트의 한 관계자는 "계란 한 더즌의 도매가격이 기존 3달러에서 9.99달러로 3배 이상 급등했다"며, "특히 명절 시즌 수요 급증이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계란값 상승세가 이렇게 오래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아침식사 대용으로 아보카도, 두부, 오리알 등 대체식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또한 "재고 문제로 계란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공급업체를 변경하는 등의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브랜드별 계란 종류의 구색을 맞추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마당몰에 있는 H마트에서는 케이지프리 라지 계란 한 더즌이 11.99달러, 8가와 옥스포드 애비뉴에 있는 시온마켓에서는 케이지프리 브라운 라지 계란 한 더즌이 기존 6.99에서 9.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시온마켓 좐 윤 지점장은 “계란 유효 기간이 2주에서 3주이기 때문에 판매량이 줄고 가격이 치솟는 이 같은 특수 상황에서는 적정한 양만 조달해 들여오기 때문에 재고가 빠르게 소진된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H5N1형 조류 인플루엔자가 야생조류, 가금류, 소 등 여러 동물 사이에서 급격히 퍼지고 있으며, 이는 인간이 감염될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202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에서 67명의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이 확인됐다.
우미정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