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냄새는 나이를 말하지 않는다, 관리가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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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냄새는 나이를 말하지 않는다, 관리가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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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빈

임영빈 내과 원장 


노화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노화를 대하는 태도는 분명 선택할 수 있다. 병원 진료실에서 흔히 듣는 말 중 하나가 “몸은 깨끗한데, 냄새가 나는 것 같다”는 고백이다. 본인은 아무리 씻고 신경 써도, 가족이나 주변 사람의 미묘한 눈치를 느낀다. 특히 나이 들수록 체취에 민감해 지는데, 대부분 ‘노인 냄새’라고 불리는 그 냄새 때문이다.


이 냄새는 의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노넨알이라는 물질 때문이다. 40대 이후 피부 속 지방산이 산화되면서 이 성분이 늘어나고, 점점 피부 pH도 알칼리성으로 기울면서 세균 균형이 깨진다. 이 모든 변화가 만들어 내는 냄새가 ‘노인 냄새’다. 그러니 이 냄새는 위생 문제라기보다, 나이 들어감의 신호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더 정성스럽게 자기 몸을 관리해야 한다. 냄새는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가장 먼저 말해주는 정보다. 말보다 먼저 들어오는 메시지다.


실제로 생활습관 몇 가지만 바꿔도 체취는 크게 줄어든다. 샤워할 땐 배꼽, 귀 뒤, 겨드랑이, 사타구니, 발가락 사이 같은 ‘냄새 집중 부위’를 신경 써서 씻고, 드라이어로 꼼꼼히 말리는 것만으로도 변화가 생긴다. 집 안 공기는 하루 두 번 이상 환기해 주고, 외투나 침구는 햇볕에 말려야 한다. 특히 베개는 얼굴 기름과 냄새가 가장 많이 배는 곳이라 더 자주 관리해야 한다. 물도 하루 1리터 이상 마셔야 한다. 수분 부족은 피부 노화뿐 아니라 노폐물 배출에도 영향을 준다.


이건 단순한 미용이나 예의 문제가 아니다. 스스로에 대한 태도다. “나는 여전히 나를 돌보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가 바로 ‘냄새’다. 같은 나이여도 어떤 사람은 가까이 있고 싶고, 어떤 사람은 멀어지고 싶게 만든다. 이 차이는 결국 ‘생활 관리’다.


늙는다는 건 몸이 변해간다는 뜻이다. 하지만 불쾌해지는 건 선택일 수 있다. 향기롭게 나이 드는 건 그 어떤 치료보다 더 설득력 있는 노년의 건강이다. 냄새는 나이를 말하지 않는다. 관리가 말한다.

문의 (213) 909-9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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