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보험 찾아 삼만리' 갈수록 가입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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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보험 찾아 삼만리' 갈수록 가입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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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에서는 주택에 이어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이해광 기자 


가주 차보험도 대란, 신청시 리뷰 30일

가입 절차 하세월 , 가주 운전자들 고통 

가입자들도 "보험서 쫓겨날라" 걱정에   

“3000달러 미만 클레임 말라”조언까지 

 

얼마 전 신형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입한 30대  남성 A씨는 메이저 보험사를 모두 섭렵하고 3주가 다 되어서야 간신히 자동차 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다. 처음 온라인을 통해 ‘가이코’로부터 6개월간 750달러라는 보험료 견적을 받았지만 가입절차 막바지에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면서 에이전트와 통화를 요구했고 이후 보험료는 1000달러로 뛰었다. 2시간 동안 세 명의 에이전트를 거친 후 15일을 기다리면 ‘확인’ 이메일을 받을 것이라고 했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가이코측은 ‘확인’ 이메일을 통해 이번엔 유틸리티 청구서 복사본과 차량등록증 등을 보내라고 요구했으며 서류를 제출하면 다음 단계 정보를 우편으로 보내겠다고 밝혔다. 보험 가입 때문에 애를 태우던 상황에서 다행히 A씨는 다른 보험사를 찾아 승인을 받고 보험에 들게 됐다. A씨는 “보험사가 의도적으로 진행 속도를 늦춰 가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자동차 보험 찾다가 진이 다 빠진 상태”라고 토로했다.  

주택 보험과 마찬가지로 캘리포니아에서 자동차 보험 가입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주요 보험사들이 대거 캘리포니아를 철수한 가운데 보험료는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지만 보험사들은 아예 신규 판매를 하지 않거나 갱신을 까다롭게 하고 있으며, 보험가입 절차를 의도적으로 늦추는 방법을 사용하며 보험 장벽을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차량 보험 가입이 힘들어진 이유는 보험사들의 대거 이탈 때문이다. 차량 수리비와 사고 보상 비용이 급증하면서 보험사의 손실률이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보험료 인상 폭은 이에 못 미친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한인보험 관계자는 “차량 보험 업체 중 40% 가량이 최근 몇 년새 캘리포니아를  빠져 나갔다”며 “이로 인해 신규 가입을 해줄 만한 회사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보험 가입 신청 후 예전보다 크게 길어진 대기 기간도 운전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한인보험 관계자에 따르면 보험 가입 승인까지 보험사가 운전기록 등을 리뷰하는 데만 30일이 걸린다. 문제는 이 기간에는 무 보험 상태가 되는 것이다.  보험이 승인 난다고 해도 보험료를 1년 일시 혹은 2회 완납을 요구하는업체들이 늘고 있어 운전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고나 클레임 등을 꼬투리 삼아 보험 갱신을 거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로 인해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가입자들을 밀어내고 있어 손님들에게도 수리비가 3000달러 미만이면 클레임을 하지 말고 직접 수리하라고 조언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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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주 당국의 엄격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서까지 자동차 보험료 인상폭은 평균 13.2%로 나타났다. 2019년의 10.6%에 비해 소폭 상승했으며  펜데믹 이전인 2018년의 6.8%와 비교하면 두 배나 뛰었다. 보험당국은 올 들어 지금까지 총 111건의 보험료 인상을 승인했으며 80여건의 인상 요청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한인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계보다 인상 폭은 훨씬 커 30% 정도는 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해광 기자 hlee@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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