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센터 점심 도시락 프로젝트는 100만불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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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센터 점심 도시락 프로젝트는 100만불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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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들이 한인타운 시니어센터에서 나눠 준 점심 도시락을 다울정에 마련된 식탁에서 함께 먹으며 즐거워 하고 있다. 아래는 시니어센터 신영신 이사장.  /시니어센터   


LA시 노인국과 지난 달 16일부터 진행

매주 월~금요일 약 200개 도시락 전달

영양·건강 고려한 식단 노인들 '엄지척'


"이건 100만불짜리예요." 한인타운 시니어센터(이사장 신영신)가 LA시 노인국 지원으로 진행하고 있는 점심 도시락 나눔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다. 시니어센터는 지난 달 16일부터 월~금요일 점심 때(오전 11시30분~12시30분) 시니어들에게 약 200개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는데, 이를 받아든 사람들마다 '엄지척'을 한다.  


소고기, 돼지고지, 닭고기, 생선 등 메인 메뉴 외에 콩이나 당근 등 찐 야채, 우유, 오렌지주스, 바나나(사과 등 과일) 빵이나 밥(찐쌀), 파스타, 샐러드 등으로 구성된 식단은 시니어들이 부담없이 한끼를 해결하는 데 안성맞춤. 무엇보다 영양과 건강까지 고려한 식단이라 인기만점이다. 


도시락은 따듯하게 보온됐고 음료는 냉장보관됐다가 제공되는 만큼 배부받아 당장 먹기에도 '깔맞춤'이다. 시니어센터 측에 따르면 LA시 노인국은 단순히 도시락만 전달하는 게 아니다. 도시락을 나눠 줄 때는 노인국 직원들이 일일이 온도계로 음식의 적정 온도까지 체크한다.   


최근엔 당뇨로 고생하던 노인 한 분은 3일 연속 시니어센터 도시락을 먹고 당 수치가 개선됐다며 좋아했다는 말도 나온다. 시니어센터 도시락에 사용된 쌀이 당뇨환자에 좋은 저항성전분쌀인 바로 그 '당뇨쌀'. "노인아파트에 혼자 살면서 당뇨치료에 맞는 쌀로 밥 짓기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정말 감사한 일"이라는 게 시니어들의 소감이라고.   


시니어센터의 점심 도시락 배포는 신 이사장이 지난 해 7월, 9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후부터 노인국과 줄 곧 논의해 온 프로젝트다. 시니어센터 이사, 수석부이사장을 거친 신 이사장은 노인국 담당자들과 미팅 때 "클래스를 듣기 위해 시니어센터에 오는 노인들에게 따듯한 점심 한 끼 줄 수 없는 환경이 안타깝다"는 말을 전달했고, 5개월 여를 논의한 끝에 마침내 실행할 수 있게 했다.  


"센터 직원들은 힘들 거예요. 매주 점심 때마다 200명 분 도시락이 제대로 전달되는지를 살피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래도 도시락을 받아든 시니어들이 센터 앞 다울정에 마련한 식탁에 모여 즐겁게 웃으며 식사하는 모습들을 보면 정말 행복합니다." 신 이사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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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일. 그래도 한 번 따져봤다. 한 끼 도시락을 10달러로 치고, 200개면 하루 2000달러, 한 주면 1만달러, 그리고 52주를 곱하면 52만달러가 된다. 게다가, 도시락 지원을 위한 노인국 8명의 인건비+냉동차량 유지비+기사 인건비+보험료 등을 감안하면…, 100만달러 쯤.   


시니어센터 클래스들은 모두 '돈보다 보람'을 우선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따듯한 손길로 운영되고 있고, 아직은 충분한 예산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 사정을 감안하면 신 이사장과 센터 임직원들의 노력이 '100만달러 행복펀딩'을 만들어 낸 셈이다.   


시니어센터는 2년 전부터 뜻 있는 기업들의 후원으로 '10년 10만달러 기증 약정' 행사를 전개해 첫 해 14명, 지난해 16명으로 늘었고 올해도 이미 3명이 추가 기증을 약속한 상태다. 하지만 매 학기 40개 넘는 클래스를 무료로 운영하며 한 주 1000여 명, 한 달 4500명, 연 1만 여 시니어들이 오가는 센터를 운영하기에는 부족함이 크다. 


신 이사장은 "아무런 보상없이 센터에서 무료로 자원봉사 클래스를 하는 분들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다. 예산을 더 확보해 작은 사례라도 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다. 시니어센터는 지난 연말 처음으로 신 이사장의 결단으로 자원봉사자들에게 작은 사례를 했다.  


신 이사장은 "그래도 시니어센터가 올해로 11년 째 모범적으로 운영돼 오면서 이제는 주변에서도 '돕고 싶다'며 자발적으로 후원하려는 분들이 늘고 있다"며 감사를 전했다. 최근에는 한인 의류업체들이 많은 옷을 도네이션했고, 이를 싸게 팔아 작지만 설날잔치 등 운영비에 보태고 있다. 


LA자바시장에서 30년 가까이 웨딩드레스 등 고급 여성의류 도매업체 ‘비시시&코티(BICICI&COTY)’를 운영하고 있는 신 이사장은 시니어센터 외에 LA한인상공회의소 이사로도 커뮤니티 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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