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된 사업체 70분만에 잿더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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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된 사업체 70분만에 잿더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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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발생한 대형화재로 로렌 핸드백(Lauren Handbag) 매장이 70여분 만에 전소됐다. / 임재현 대표 제공 

26일 FOX 11 인터뷰 현장 사진 / 임재현 대표 제공



다운타운 한인업체 로렌 핸드백

상품 3만점 불에 타 50만불 피해

수년 전부터 노숙자 문제로 심각 

피해 업주 쉬쉬… ‘목소리 내야’ 



지난 22일 밤 LA 다운타운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핸드백 수입 도매업체가 한인 업주가 소유한 업소로 밝혀졌다.


로렌 핸드백(Lauren Handbag) 한인 업주 스티븐 임(54·임재현) 대표는 2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26년 간 피땀 흘려 일군 사업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며 “사고 이튿날인 23일 오전 건물 매니저로부터 전화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는데 믿을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임 대표는 1978년 미국으로 이민 와서 부모가 운영하던 사업을 이어받아 26년 간 핸드백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사업을 해왔다.


임 대표는 “이번 화재로 약 3만개의 지갑과 핸드백이 불에 탔으며, 피해액만 50만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LA소방국은 이날 170명의 소방관이 출동해 70여분 만에 불길을 잡은 것으로 보도됐다.


임 대표는 이어 “매장 뒤 골목에는 노숙자 텐트촌과 쓰레기 더미로 가득하다”며 "직원을 통해 수 년간 LA시와 위생국에 노숙자 텐트촌을 정화해달라 요청했지만 1~2차례 방문했을 뿐  제대로 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2년 전부터는 늘어난 노숙자들로 인해 물건 박스들을 가득 실은 컨테이너가 매장 뒤 입구를 사용하지 못하고 매장 앞 도로 위에 주차를 해야 하는 아찔한 상황이 매일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로렐 핸드백의 공동대표이자 부인인 일레인 임씨(51·임은희)는 “1년 반 전에도 매장 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며 “다행히 건물 안까지 불길이 번지지 않았지만, 당시에 적절한 조사와 처벌이 이뤄졌다면 이같은 사고는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씨는 “다른 피해 업주들에게 화재 원인에 대한 신고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제기했지만, 외부에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한인업주의 특성 상 매번 혼자 일해야 했다”며 “또 다른 비즈니스가 이와 같은 피해를 입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현재 자바시장 인근 건물을 둘러보며 또 다시 개업을 계획하는 임 대표는 “다운타운 내 상업용 건물 뒤쪽에는 이미 불에 그을린 흔적들이 60~70%는 되는 것 같다”며 “생각보다 노숙자로 인한 여러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지난 1996년 로렌 핸드백(Lauren Handbags) 수입·도매 사업을 시작한 임씨 부부는 슬하에 네 명의 자녀가 있으며, 첫 째 딸의 이름을 따서 업소 이름을 지었다. 대한항공의 시니어 에이전트로 5년 간 근무하다가 핸드백 사업으로 올인한 임 대표는 다시 개업하는데 수개월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의 지인 짐 설씨가 현재 고펀드미(GoFundMe) 페이지(www.gofundme.com/f/26-year-old-business-burnt-to-the-ground-in-1-day)를 통해 모금 운동을 진행 중이다.  


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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