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떠난 선생님들, 회사로 출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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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떠난 선생님들, 회사로 출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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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지친 선생님들이 일반 기업체로 전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등교를 지도하는 교사들 모습. / KTLA 뉴스화면


까다로운 방역지침에 학교 기피대상

이직률 145% 급증, 모든 직업 최고치

구인난 기업체 교사들 영입 적극적

‘교사 부족’ 학교들 엎친데 덮친격



가뜩이나 부족한 교사들이 계속 빠져나가며 학교 교육 정상화에 경고등이 켜졌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 기피직업군이 된 학교 선생님들을 영입하려는 기업체의 적극적인 러브콜이 보태진 탓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연방 정부의 통계를 인용해 일선 학교에서 벌어지는 교사들의 엑소더스 사태를 보도했다. 여기에 따르면 지난 해 1월부터 11월까지 교육 서비스 분야에 종사하다가 직업을 바꾼 근로자가 145%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직업군을 통틀어 가장 가파른 증가세였다.


공립학교에서 퇴직한 선생님은 이 기간 80만 명에 육박했다. 40% 늘어난 수치다. 구인 구직 사이트 링크드인의 통계로는 다른 직업을 찾아 떠난 교사가 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이 같은 사태의 1차적 원인을 번아웃(burn-out) 증후군으로 꼽았다. 피로감에 한계치를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팬데믹 기간 가장 엄격한 방역수칙이 적용되는 곳이 학교다. 백신 접종과 음성 확인 등 까다로운 지침을 이행해야 하며, 교내에서도 갖가지 금지 사항들이 늘어나며 정신적, 육체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가 잦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며 업무량도 늘어났다. 수시로 온라인 강의와 대면 수업이 전환되며 그 때마다 준비해야 하는 교부재와 자료, 교과 과정이 달라지며 노동 강도가 배가된다. WSJ과 인터뷰한 니콜 루턴이라는 13년차 교사는 “(팬데믹 기간 수업 과정에 대해) 침몰하는 배와 같았다"고 비유하며 "아무 것도 바뀌지 않고 모든 것이 문제였다. 항상 어려운 상태였다"고 토로했다.


구인난을 겪는 기업체가 새롭게 주목한 것도 ‘학교 선생님’들이다. WSJ은 "정보를 빠르게 흡수하고 전달하는 교사들의 능력과 스트레스 관리 능력, 멀티태스킹 능력 등은 수요가 많은 기술"이라며 “‘교사 출신’이라는 이력이 인사 담당자들의 환영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게다가 다양한 전공을 보유한 직군이어서 일반 기업의 교육이나 채용 담당,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각종 관리직 등에서 다채롭게 활용된다.


이들의 이직은 대부분 몸값 상승을 동반한다. 초등학교 1학년을 가르쳤던 레이븐 윌슨은 지난해 10월 영어 학습자들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에 취직한 후 연봉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국립교육통계센터에 따르면 2019~2020학년도 가주와 매사추세츠, 뉴욕 공립 초등학교 및 중등 학교의 교사들은 평균적으로 연간 8만달러 이상을 벌었다.


한편 은퇴 교사 재임용, 주방위군 투입 등 구인난 극복을 위해 갖가지 묘안을 짜내고 있는 일선 학교들은 기업체라는 새로운 인력시장의 경쟁자를 맞아 더욱 힘겨운 싸움을 벌이게 됐다고 신문은 우려했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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