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칼럼] 고임은 썩고 흐름은 생명을 만든다.
진유철 목사(나성순복음교회담임, 미주성시화공동대표)
구약의 다니엘서는 역사의 주관자가 하나님이심을 확실히 깨닫게 해주는 너무나 중요한 예언서이다. 앗시리아를 정복하고, 갈그미스 전투에서 이집트를 이긴 느브갓네살 왕은 인간 역사에서 보아도 용감한 영웅이며 지략이 있어 최고의 제국을 다스리는 뛰어난 왕이었다. 당대 세계최대의 도시 바벨론과 세계 불가사의 중 하나인 공중정원을 건설했다.
그러나 그에게 대단한 능력이 있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의 주권과 손아래 있는 왕이라는 것을 다니엘서는 말씀한다. 하나님은 느브갓네살 왕에게 장차 이루어질 일들의 환상을 보여주시고 다니엘을 통해 정확히 해석해 주신다. 환상에서 금으로 된 머리가 바벨론 제국이고, 그 이후 은으로 된 메대와 페르시아, 놋으로 된 헬라 그리스, 쇠로 된 로마와 그리고 쇠와 진흙이 섞인 마지막 적그리스도가 등장할 시대와 손대지 아니한 돌이 날아와 모든 제국을 박살내고 그리스도의 왕국이 세워지게 될 것을 예언하셨다.
하나님의 권능과 지혜를 깨달은 느브갓네살 왕은 어린 다니엘 앞에 엎드려 경배할 만큼 믿음이 생겼다. 그런데 문제는 “Not I But Christ”와 같은 온전한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10년쯤 지나면서 자기를 위한 거대한 금 신상을 세우게 되더라는 것이다.
이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의 삶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분명히 하나님의 은혜를 받았고 믿음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자만하다가 그만 세상의 유혹이나 미혹에 넘어진다. 그래서 하나님은 셋째 하늘을 경험한 바울이 자고 하지 못하도록 육체의 가시를 뽑지 않으셨다. 은혜를 받은 우리들도 교만하지 않고 홀연히 오실 예수님의 재림을 맞이할 깨어있는 믿음으로 살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반드시 ‘생명의 흐름’을 만들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태어나면서 금 수저 흙 수저가 있고, 건강하고 약한 사람이 있다. 똑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은가? 만약 모두가 똑같으면 ‘흐름’은 없고 ‘고임’만 생길 뿐이다. 그리고 ‘고임’은 곧 ‘썩음’으로 가게 되어 있다. 고기압과 저기압의 차이에서 바람이 부는 것처럼, 강한 태풍으로 녹조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하나님은 우리들을 통해 ‘생명의 흐름’이 있기를 원하신다. 언제나 어디서나 ‘더 가진 자’와 ‘덜 가진 자’가 있기 마련인데, ‘생명의 흐름’을 통해 불공평을 이기는 하나님의 생기와 은혜가 있기를 원하신다는 것이다.
에스겔서 47장에 보면 죽은 사해 바다를 어떻게 살리시는가? 성전에서 나온 “생수의 강”이 흘러서 죽은 사해 바다를 살리신다. 물고기가 가득해지고 주변이 푸르고 생명이 넘치는 곳으로 바뀌는 것은 바로 ‘흐름’이 있기 때문이다. 흐르는 물질이나 흐르는 은사와 봉사에도 살리는 힘이 있다. 이웃을 향해 희생하며 손해보고 섬기는 것은 억울한 일이나 불평할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생기로 내가 살고 가정이 살고 이웃이 살고 이 땅이 사는 일이 되는 것이다. 나를 통해 복음이 흐르게 하고, 기도가 흐르게 하고, 사랑이 흐르게 해야 한다. 내게 주신 모든 것을 통해 ‘생명의 흐름’을 만들어서 나와 이웃을 살리는 사람이 되시기를 기원한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