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교회에 총격 7발… 교회측 ”증오범죄”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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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교회에 총격 7발… 교회측 ”증오범죄”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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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가 근무하는 교회 사무실 유리창이 여러 발의 총격을 받고 깨진 모습이다. /김길운 목사




포틀랜드 예닮교회 경찰 수사중 

다행히 빈 사무실, 인명 피해 없어

목사 “32년 동안 처음 있는 사건”

오리건 한인회도 철저 수사 의뢰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있는 한인교회에 정체불명의 괴한이 침입, 창문에 총격을 가하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 당국이 조사중이다. 해당 교회측은 이를 “한인교회를 혐오하는 아시안 증오범죄라고 단정하고 당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오리건주 포틀랜드 3909 NW 185가에 위치한 예닮교회(구 비버튼 한인장로교회) 김길운 담임목사에 따르면 노동절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6일 교회 사무실 창문에 누군가 총격 7발을 가해 유리가 깨지고 내부 집기 일부가 파손됐다. 김 목사는 “다행히 사람이 없는 시간대여서 인명 피해는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이튿날인 7일 새벽 기도를 위해 교회에 나온 김 목사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김 목사는 8일 본지와 통화에서 “사무실 안쪽에 작은 쇳조각 몇 개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낡은 나사못이 떨어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며 “창문을 뚫고 들어온 총탄이라는 점을 알게 돼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사건을 증오범죄라고 인식한 이유를 묻자 김 목사는 “교회 위치가 부촌이라고 부를 수 있는 지역이다. 웬만해서는 흉악 범죄도 없는 곳이고, 번화가도 아니다. 이런 종류의 총격 사건은 극히 드문 케이스”라며 “내가 군생활 때 병기계로 근무해서 총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안다. 총격은 창문을 향해서만 7발이 발사됐다. 탄흔을 확인해보니 사람 허리 높이로 날아온 것이 5발이다. 누군가 있었다면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는 저격”이라고 분석했다.


조사 결과 비슷한 시기 인근 지역 어디에서도 이 같은 총격은 벌어진 적이 없으며, 유독 예닮교회만을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김 목사는 이 같은 사실을 오리건 한인회와 상의해 워싱턴 카운티 셰리프국으로 신고해 몇 시간 뒤 경관들이 출동해 조사를 마치고 탄환 5발을 증거품으로 회수해 돌아갔다. 마침 오리건 한인회는 사건 며칠 전 워싱턴 카운티 셰리프국과 모임을 갖고 인종 혐오범죄 척결과 예방에 대한 공감대를 나눈 바 있어 수사에 협조적일 것으로 교회측은 기대하고 있다.


김 목사는 “우리 교회가 32년간 계속 이 자리에 있었는데 이런 일은 한번도 없었다. 나 자신도 뉴욕의 범죄율 높은 지역에서 오랜 기간 목회했지만 처음 보는 사건”이라며 “이곳 오리건 뿐 아니라 다른 지역 한인교회들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 목사는 또 “조심하자는 뜻으로 널리 알려야 하는 것은 맞지만 혹시라도 이런 사건이 교회나, 한인들의 신앙생활을 위축시키지 않을까 걱정”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예닮교회는 1989년 ‘서북 장로교회’로 세워져 ‘비버튼 한인장로교회’로 불리다가 최근 이름을 바꿨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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