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前 한인 직원 3명 등 무더기 기소
넷플릭스의 前 한인 직원 3명이 내부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SEC로부터 기소됐다. AP
내부 정보 흘려 주식거래 부당 이득
실적 발표 전 가입자 숫자 등 유출
수년간 300만 달러 넘게 벌어들여
동생·친구·직장동료 등 5명이나 얽혀
SEC 고소장… 연방 검찰도 형사 기소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내부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를 통해 300만 달러의 부당 이익을 올렸다며 넷플릭스의 전현직 한인 직원 3명을 고발했다. 이들과 관계된 2명의 외부 조력자까지 포함하면 모두 5명의 한인이 가담한 의혹을 받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19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SEC는 넷플릭스의 전직 엔지니어 전성모(Sung Mo Jun·미국명 Jay Jun)씨가 2016~2017년 재직 당시 친지들에게 사내 정보를 제공해 주식 거래에 이용, 부당한 수익을 올리도록 했다며 18일 시애틀 연방법원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블룸버그는 이와 별도로 연방 검찰이 본 건을 형사 기소했다고 전했다.
소장에 의하면 전성모씨는 동생 전준모(Joon Mo Jun)씨와 친구 천준우(Junwoo Chon)씨에게 대외비로 통제된 가입자 수 정보 등을 유출해 이를 주식 거래에 활용하도록 했다는 혐의다. 이들은 암호화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정보를 공유했고, 대가로 돈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 같은 거래는 장기화 되면서 내부 감사에서 드러났고, 결국 SEC로 신고가 접수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전통적인 TV보다 스트리밍 쪽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경향을 보이면서 월 스트리트에서 주식 매수를 결정하는 데 가입자의 변동폭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됐다”면서 “이용자 숫자의 증감 동향이 포함된 실적 발표에 따라 넷플릭스의 주가는 상당한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SEC는 전씨가 2017년 퇴사한 이후에도 넷플릭스의 또다른 한인 직원인 에이든 리(Ayden Lee)씨를 통해 가입자 수 정보를 입수해 이를 2019년까지 넷플릭스 주식 거래에 이용했다고 소장에서 밝혔다.
SEC는 또 배재현(Jae Hyeon Bae)씨라는 엔지니어도 2019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전성모씨의 동생 전준모씨에게 가입자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고발했다. 당시는 넷플릭스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내 가입자 숫자가 감소했는데, 이 영향으로 3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주가가 떨어진 시기였다.
에린 슈나이더 SEC 샌프란시스코 사무소장은 “이들은 가치 있고 유용한 회사 정보를 이용해 장기간에 걸쳐 수백만달러의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고 말했다. SEC는 내부 정보를 유출·악용한 전직 직원 3명에게 사기방지 조항을 위반한 혐의를 적용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SEC가 밝힌 5명의 피고 중 4명은 연방 검찰에 의해 형사 기소도 됐다며, 이들 중 2명은 변호사를 통해 책임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는 기업 문화로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실적 발표를 앞두고 직원 700여명에게 결과를 미리 공개했다. 이 같은 관행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헤이스팅스 CEO는 지난해 공개한 저서에서 정보는 유출된 적이 없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