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깃집 서버 구인광고 ‘월수입 8000~1만달러’
치솟는 타운내 인건비에 업주들 난감
LA서는 시급 16~17달러는 돼야 흥미
미 전역 80%가 시간당 15달러 이상
“바이든도 못한 걸 코로나가 해냈다”
# LA 한인타운 내 한 BBQ 식당에서 구인광고를 냈다. 모집 직종은 풀타임 서버다. 영어 어느 정도 가능하고, 취업에 결격 사유 없는 분. 깜짝 놀랄 것은 그 다음이다. ‘수입은 팁 포함해서 한달에 8000~1만 달러 정도 생각하시면 됩니다.
# 남가주 지역 어느 안경점에서 함께 일할 직원을 찾는다는 공고를 게시했다. 경험자 우대, 무경험자도 트레이닝이 가능함. 영어는 필수. 급여 조건이 파격적이다. 시간당 최대 40달러.
최근 남가주 한인사회에서 화제가 된 구인 광고들이다. LA시와 LA카운티 직할 지역(발렌시아, 라크레센타, 하시엔다 하이츠, ㅅ호거스 등)은 지난 7월 1일부터 최저 시급이 15달러로 인상됐다. 하지만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그걸로 얘기도 꺼내기 힘들다는 게 업주들의 공통된 얘기다.
타운 내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업주 A씨는 “직원 모시는 게 고객 모시는 것 만큼이나 어렵다. 잘 하는 종업원은 (팁이 많이 나오는) 늘 좋은 시간대로 배정해줘야 한다”며 “그러고도 부족해 교통비조로 한달에 300달러씩은 얹어준다. 그래도 언제 어디로 간다고 할 지 몰라 전전긍긍”이라며 쓴웃음을 짓는다.
여성용 의류매장을 하고 있는 B씨의 경우도 비슷하다. “미니멈 15달러는 얘기도 못 꺼낸다. 새 직원을 뽑기 위한 인터뷰 때면 일단 17~18달러부터 출발이다. 그래도 시큰둥한 표정들이다. 유급 휴가나, 401K, 건강보험 같은 걸 묻는 경우도 있다.”
남가주 한인사회 뿐만이 아니다. 미 전역의 식당과 마켓 종업원의 평균 시급이 사상 처음 15달러를 넘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노동부 통계상 음식점 비관리직 점원 평균 시급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 13.86달러에서 지난 6월 15.31달러로 10.4% 올랐다. 마켓 근로자의 평균 시급은 6월 기준 15.04달러로 코로나 이후 7% 상승했다. 구인난 때문에 기업들이 시급을 올린 것으로 WP는 분석했다.
WP는 "요식업체와 소매업체, 서비스업체들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직원 수백만 명을 해고해야 했다"면서 "다시 몸집을 키우려는 업체들은 (과거보다) 임금을 올려주거나 새로운 복지혜택을 주지 않으면 노동자들을 다시 데려올 수 없는 상황을 마주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노동자 80%가 시급이 15달러 이상이다. 이 비율은 2014년에 견줘 20%포인트 높아졌다. 요양업계나 청소업계 종사자 평균 시급도 최근 15달러를 돌파하면서 종사자 평균 시급이 15달러에 못 미치는 업계는 이제 소수에 그친다고 WP는 전했다. '마이너리티'에 속하는 곳이 편의점과 카페테리아·뷔페로, 두 업계 종사자 평균 시급은 각각 13.16달러와 14.08달러다.
일각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달성하지 못한 '최저 시급 15달러' 공약을 코로나19가 이뤘다는 자조 섞인 위트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현재(7.25달러)의 배로 인상하겠다고 대통령 선거 때 공약하고 당선 뒤 입법을 추진했으나 아직 공화당의 반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