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 Law] 부모를 괴물로 만드는 주지사
김해원
변호사
필자가 좋아했던 메이저리그 야구팀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다. 막강한 타력을 바탕으로 지난 1995년과 1997년 월드시리즈에 올랐지만 아깝게 우승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가디언스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바뀌었다. 미국 원주민들이 인디언이 아니라 네이티브 아메리칸이기 때문에 캔슬컬처로 인해 야구팀 이름도 바뀌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안 변하는 진리가 있다. 그건 자녀들에 대한 부모의 양육권이다. 그런데 캘리포니아주에서 그 양육권을 박탈하려고 해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다행히 테메큘라밸리, 치노밸리, 뮤리에타밸리나 오렌지카운티 교육구는 주정부에 맞서서 부모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외로운 투쟁을 하고 있다.
주법무부는 학생의 성정체성을 학부모에게 알리도록 의무화한 치노밸리통합교육구를 상대로 지난 8월 28일 차별적이고 학생들의 사생활 등 인권을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성적도 사생할 침해이니 부모에게 알리면 안 될 것 같다.
치노밸리통합교육구는 지난 7월 20일 학생이 출생신고서에 기재된 성별과 다른 성정체성을 가지고 있을 경우 3일 이내로 학부모에게 통보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런데, 주법무부는 아이들이 헌법이 보장하는 성정체성과 표현의 권리를 침해당하거나 보호자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다는 감정적, 신체적 두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소장에서 주장했다. 법무부가 부모를 대신해 학생들의 권리를 지켜주겠다는 오지랖이다.
샌버나디노카운티 법원은 이 고소에 근거해 치노밸리교육구의 성전환자 학생 부모통지안 시행을 중단시켰다. 법무부가 성소수자 학생들이 인권을 위해 학교나 부모들과 싸운다고 착각하고 다툼을 부추기고 있다. 학생들이 다른 성별에 기반을 둔 스포츠 참가, 욕실과 탈의실에 대한 접근을 요청할 경우에도 학부모에게 학교가 통보하는 것이 불법인가.
반면, 오렌지카운티통합교육구는 성전환자 학생을 부모에게 알리기로 했다. 또한, 주의회에서 통과된 'AB 665'는 12세 이상 미성년자가 ‘충분히 성숙하다’고만 판단되면 학부모의 동의 없이도 정신건강 치료를 받거나, 주거용 보호시설에 들어갈 수 있다.
법안 'AB 223'은 18세 미만의 성별 및 성 식별자 변경을 위한 법적 요청 및 절차와 관련된 모든 문서에
미성년자 부모의 접근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7월 개빈 뉴섬 주지사는 성소수자 인권운동가 하비 밀크를 다룬 교과서 채택을 거부한 테메큘라밸리통합교육구에 150만달러 벌금을 부과했다.
뉴섬 주지사는 지난 9월 25일 인종이나 동성애, 성소수자 등에 대한 내용이 수록됐다는 이유로 교육구나 교육위원회에서 교과서나 교육자료, 또는 교육과정으로 사용을 금지하지 못하게 하고 금지할 경우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 AB 1078에 서명했다.
뉴섬 주지사는 일부 교육구와 학부모들이 아이들 교육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는데 과연 그는 한국의 전교조가 어떻게 몰락했는지 아는지 궁금하다. 모든 학생들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진실과 세상, 자신들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읽을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면 왜 학교를 가고 부모 밑에서 살아야 하나.
한인 부모들은 다 큰 성년 자녀들이 회사에서 임금을 제대로 못 받거나 부당해고 돼도 변호사에게 전화를 건다. 아니면 자녀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노동법 소송이 발생해도 변호사에게 상담을 요청한다. 이렇게 인기 드라마 ‘무빙’에 나오는 대사처럼 “자식을 지키기 위해서 언제든 괴물이 될 수 있다"는 부모들을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초능력자들로 만들고 있다. 문의 (213) 387-1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