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항공사들, '비상구 좌석' 판매 두고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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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항공사들, '비상구 좌석' 판매 두고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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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출입구가 열린 채 대구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한 아시아나항공 사고기. / 연합뉴스 


아시아나, 사고 기종 판매 중단   

"비상시 승객탈출 의무 책임"



한국 항공사들이 비상구 좌석을 계속해서 팔아야 할 지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아시아나 비행기가 비상구 출입문이 열린 채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안전조치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을 비롯한 에어프레미아 등 국적사들은 비상구 앞자리 좌석 판매를 놓고 정책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현재 아시아나를 비롯한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자회사들만 사고 기종인 A321-200 항공기의 비상구 앞자리를 판매 중지키로 결정했지만 타 항공사들도 국토부나 정부지침을 예의주시하면서 내부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기종에 따라 상이하나 비행기에는 통상 8~12개의 비상구 좌석이 있다. 비상구 좌석의 공간은 다른 곳보다 넓고 다리도 뻗을 수 있어 승객들 사이에 이른바 '명당'으로 불린다. 이에 항공사들은 추가요금을 받고 판매해 부가 수익을 올려왔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제주에서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 항공기의 비상구 개문 사고로 안전불감증이 화두로 떠올랐다. 당시 기내에서는 승객 이모(33)씨가 '답답하다'는 이유로 착륙 직전 비상구 출입문을 열고 벽면에 매달리는 난동을 부렸다. 이 사고로 근처에 앉아있던 학생 등 9명이 호흡 곤란 등의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행 항공법에 따르면 비상구 좌석에 앉은 사람은 비상사태 시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 승객탈출을 도울 의무가 있다.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비상구 좌석을 수익 목적으로 판매하게 되면 추후 인명피해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비상구 앞 좌석을 비우는 것은 외려 안전을 더 위협할 수 있다며 차라리 승무원 인력을 늘려 비상구 좌석에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주진희 기자 jjoo@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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