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시 갈수록 어두워진다… 가로등 구리선 절도 기승
절도범들의 쉬운 표적이 되고 있는 구리선. /ABC7 News
잇단 절도에 가로등 고장 90%↑
주민들, 거리 어두워 '불안불안'
태양광 가로등 도입 적극 검토
최근 LA시 전역에서 구리선 절도(copper wire theft)가 급증하면서 가로등 고장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LA시 도로조명국(BSL)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가 접수된 시내 가로등 고장건수는 약 3만 2387건으로 2020년 1만6754건 대비 93%나 증가했다.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발생한 가로등 정전 및 고장건수는 1만 6657건으로 2020년 전체와 맞먹는 수준이다. 또한 지난 2016년과 2022년 사이에 가로등 고장건수는 1만5500건에서 3만 5000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해 구리선 절도로 인한 가로등 수리 요청이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가로등 고장의 주된 원인은 구리선 절도인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는 LA시내 22만 3000개 이상의 가로등이 모두 구리선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현재 LA시에서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2만개의 가로등이 작동하지 않고 있으며, 수리 대기시간은 평균 6개월에 달한다.
특히 가로등 고장이 잦은 보일하이츠 같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어두운 거리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으며, 가로등 고장으로 인해 교차로에서 보행자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주민들은 외출시 집앞 현관 조명을 켜두는 등 외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는 보일하이츠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LA 전역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가로등이 잘 설치된 지역에서는 보행자 사고가 50% 줄어들며, 범죄율도 36%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A시는 가로등 수리와 유지·보수에 필요한 예산이 부족한 상황으로 해당 예산은 주로 재산세 등의 수입을 통해 충당되지만, 제한된 예산으로 구리선 절도와 파손으로 인한 수리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LA시의 가로등 관련 예산은 매년 약 4350만달러로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크게 부족하다.
이에 따라 LA시는 구리선 절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 가로등 도입을 적극적 검토하고 있으며, 태양광 가로등은 구리선 절도가 어렵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조명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미정 기자 la@chosunl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