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용사’ 백선엽 장군 전기 영화 <승리의 시작> 제작
영화 '승리의 시작' 스틸 컷. ⓒ권순도 감독
'기적의 시작' 권순도 감독, 2025년 여름 개봉 목표
하나님께 기도하고 싸운 다부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다
이승만 건국 대통령에 관한 영화 ‘기적의 시작’을 연출했던 권순도 감독이 이번에는 백선엽장군기념사업회와 함께 대한민국 최초 4성 장군인 백선엽의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권 감독은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2003년부터 백선엽 장군을 자주 만나 교류하고 촬영을 진행해 희귀한 기록물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터뷰는 대부분 그의 사무실 또는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이뤄졌으며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백선엽 장군과 함께 임진강을 비롯해 임진각, 파평산, 다부동, 지리산 등 전·후방 전투 장소에 가서 직접 6·25 전쟁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냈다.
6.25전쟁 발발 이후 낙동강의 다부동 방어선 전투가 한창 벌어지던 1950년 8월 21일. 다부동 전선의 우측방향에 있는 천평동 계곡에 위기가 찾아왔다. 당시 천평동 계곡은 대구를 향하는 매우 중요한 길목이었는데 그 계곡의 양쪽 산에는 국군 1사단 병력이 지키고 있었다. 특히 좌측고지는 11연대 1대대(대대장 김재명 소령)가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계곡 아래쪽에 4km나되는 좁고 기다랗게 펼쳐진 길목은 마이켈리스 대령이 이끄는 미 27연대가 지키고 있었는데 오전 10시쯤 되었을 때 미 27연대의 좌측 능선을 엄호하던 11연대 1대대가 기선을 제압당해 고지를 빼앗기고 다부동 쪽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다급한 보고가 들어왔다.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백선엽 장군은 “하나님, 이번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 이번의 위기에서 우리를 구해주신다면 앞으로 하나님을 열심히 믿고 따르겠습니다.” 라는 기도를 드렸던 것이다.
이후 백선엽 장군은 후퇴 하는 병사들 앞에서“모두 앉아 내 말을 들어라. 그 동안 잘 싸워주어 고맙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더 후퇴할 장소가 없다. 더 밀리면 곧 망국이다. 우리가 더 갈 곳은 바다밖에 없다. 대한 남아로서 다시 싸우자. 내가 선두에 서서 돌격하겠다. 내가 후퇴하면 너희들이 나를 쏴라.”라고 말하고는 권총을 빼 들고 산봉우리를 보면서 앞으로 뛰기 시작했다. 백장군이 대열의 가장 앞에서 달리기 시작하니 부대원들이 따라오기 시작했다. 그렇게‘다부동의 기적’은 시작되었고 이를 지켜 본 마이켈리스 대령은 승리 후 백선엽장군에게 다가와‘미안하다’고 말하고는‘사단장이 직접 돌격에 나서는 것을 보니 국군은 신병(神兵)이다’라며 감탄했다고 한다. 권감독은 이러한 다부동 전투를 영화 속에 고스란히 재현해 냈다. 독립영화로서는 보기 드물게 수많은 스태프와 장비를 동원한 대형 전투 씬을 촬영한 것이다. 이를 통해 1950년 8월 다부동 전투 상황도 세밀하게 복원했다.
한편 그 날 기도 이후 백선엽 장군은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교회에 열심히 다녔고, 후에 영락교회 서리 집사로 시무했다. 권순도 감독은 영화 '승리의 시작'을 통해 믿음의 용사였던 백선엽 장군을 비롯하여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수많은 민간인들과, 소년병, 학도병들의 이야기도 함께 담아내 감동을 전할 예정이며 내년 여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