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0불 묻지마 현금… 보편적 복지 VS 포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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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000불 묻지마 현금… 보편적 복지 VS 포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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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오늘부터 기본소득 신청 접수

3200명에 1년간 파일럿 프로그램

지지 “삶의 질 개선, 기본권 보장”

반대 “세금 낭비, 사회주의 정책”

한국 대선서도 연일 뜨거운 쟁점




LA시가 향후 1년간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운영될 기본소득제에 참여할 신청자를 모집한다. ‘BIG:LEAP’이라는 이름의 이 프로그램은 오늘(29일)부터 접수가 시작돼 선정된 3200명(가구)에는 매달 1000달러씩을 현금으로 무상 지급하는 형식이다. 자격은 ▶18세 이상의 LA 거주자 ▶연방 빈곤선 (1인 1만2880달러, 2인 1만7420달러) 이하 ▶부양 자녀 1명 이상 또는 임신 중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혹은 의료적 어려움이 있어야 한다.


신청은 29일 오전 8시부터 내달 7일 밤 11시59분까지 웹사이트(https://bigleap.lacity.org/)를 통해 가능하다. 시는 이를 위해 LA경찰국 예산에서 삭감한 1100만 달러 등으로 총 3800만 달러를 편성했다. 미국에서는 몇몇 중소 도시들이 기본소득제를 시행한 바 있다. 그러나 LA 같은 대도시가 시범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전국적인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타지역과 달리 지원금의 용도에 대해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혁신적인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남가주 한인 커뮤니티 일각에서도 논란이 되는 의제 중 하나다. 특히 내년 3월에 펼쳐질 한국 대선에서도 쟁점 현안 중의 하나로 여권 후보인 이재명 전 경기도 지사가 이를 주창하고 있는 반면, 야권에서는 비판을 가하고 있어 한인사회가 갖는 관심은 각별하다.


LA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40대 A씨는 “기본소득은 인간의 기본권을 보장하면서 자아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보편적 복지 정책이다. 유럽의 선진국가들도 이를 성공적인 모델로 정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결국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정치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겠나. 이를 위해 혁신적인 실험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자영업을 하는 60대 B씨는 “아무 조건도 없이 정부가 개인에게 돈을 준다는 게 상식적이지 않다. 사회주의적인 성격이 강한 정책이며, 자칫 남미를 몰락시킨 선심성 복지가 될 우려가 크다”며 “열심히 일한 주민들의 세금을 걷어 정치인들이 그렇게 무의미하고 헤프게 풀어주는 방식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강경한 어조였다.


북가주 스톡턴시가 2019년 기본소득제 실험을 시작했다.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이라는 이름으로 월 500달러를 체크 카드로 지급해 사용처 파악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테네시대학과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진이 이를 분석한 결과 술 담배에 사용된 액수는 1% 미만이었다. 대신 파트 타임 근로자의 경우 더 좋은 일자리를 찾는데 필요한 교통비 등으로 지출됐다는 게 보고서 내용이다. 이로 인해 풀타임 고용률이 1년만에 28%에서 40%로 증가했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보편적 기본소득에서 누락된 이들은 32%에서 35%로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낮았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회의적인 의견을 보이는 학자도 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수상자 휘도 임번스 스탠퍼드 교수는 “근로 요건과 무관한 소득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일자리를 찾는 동기를 약화시킬 수 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2019년에 노벨상을 받은 에스테르 뒤플로 MIT대 교수도 “경제 규모가 크고 발전한 나라들은 보편적 기본소득보다 선별적 복지를 선택하는 게 낫다. 보편적 기본소득의 단점은 재정 부담이 크다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전지사는 “임기 내에 청년에 200만원, 그 외 전국민에게 1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기본소득 정책을 주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이 같은 공약에 대해 보수야권은 일제히 현실성이 없다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내놓은 기본소득을 비롯한 경제 정책은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말이 안되는 것인지 모두가 알아야 한다”고 선심성 공약임을 비판했다. 또  홍준표 의원은 “이젠 대놓고 나라 거덜 내는 세계 최초의 무상 공약인 기본소득제를 내놓았다. 차라리 나라를 사회주의로 바꾸고 전국민 배급제를 실시하겠다고 공약을 하시라”고 비꼬았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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