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화재… 한인 전기차 운전자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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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화재… 한인 전기차 운전자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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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에 프리웨이 시계 악화돼

가로수 부딪히며 배터리 '열폭주'

소방대 출동, 불 끄는데만 2시간

테슬라 “내연기관차 보다 위험↓”



뉴저지 한인이 몰던 테슬라 차량에 화재가 발생, 운전자가 사망했다. 뉴욕주 경찰은 지난 12일 오전 11시께 버겐 카운티 크레스킬에 거주하는 한정우(46·Jyungwoo Hahn)씨가 2020년형 테슬라 모델S 차량을 운전하던 중 팰리세이즈 인터스테이트 파크웨이에서 중앙분리대 가로수를 들이받았다. 사고 당시 이 지역에는 눈보라가 몰아쳐 시계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충돌 직후 차 안에서 배터리가 파열되면서 화재가 발생, 운전자가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375볼트의 전력을 발생시키는 리튬 이온 배터리가 일으킨 불길은 매우 강력해서 진화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화재 시 ‘열폭주’로 불리는 반응은 배터리 셀 내부가 일정 온도에 도달하면 급속하게 에너지를 방출하는 연쇄 작용이다.


인근 뉴시티와 스프링밸리에서 소방차가 출동해 1000갤런 이상의 물을 쏟아부었지만 화재 발생 두 시간이 지난 오후 1시께 불길을 잡았다. 경찰은 한씨가 현장에서 숨졌다며 사망 원인이 충돌에 의한 것인지, 화재에 의한 것인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뉴욕주 경찰은 사고에 대한 제보를 범죄 수사국(BCI) 수사관 에릭 헤이트(전화 845-364-9424)에게 연락해줄 것을 요청했다.


전기차의 배터리 파열로 인한 화재는 종종 발생한다. 소방 관계자는 “일반 자동차의 경우 불을 끄는 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전기차가 쓰는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스파크가 나며 폭발하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해 불길이 더 거세진다. 게다가 공급 차단 방법이 없어 진화가 어렵다“고 밝히기도 한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텍사스 휴스턴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S 화재 같은 경우는 소방관 8명이 투입돼 7시간이나 매달려서 겨우 불길을 잡았다. 꺼졌다 싶으면 잔해 아래쪽에서 다시 작은 불길이 타오르며 애를 먹었다”며 “많은 소방 인력이 한 곳에 매달려야 하는 것도 문제이고, 외딴 지역이라면 그 많은 물을 구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테슬라측은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보다 화재 위험이 훨씬 낮다고 반박한다. 테슬라가 제출한 ‘2020 임팩트 보고서(2020 Impact Report)’는 “2019년 미국에서 19만건의 차량 화재가 발생했지만 그중 전기차 화재는 극히 일부였다”며 “2012년~2020년 테슬라 화재는 2억500만 마일 당 1건 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반면 화재예방협회(NFPA)와 교통부(DoT)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생하는 차량 화재는 1900만 마일 당 1건 꼴이다. 테슬라측은 “화재 위험성을 제로(0)에 가깝게 하기 위해 배터리 케미스트리와 셀 구조, 배터리 팩 구조, 차량 수동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개선 중”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전문지 ‘파퓰러 사이언스’도 지난 해 “개솔린이나 디젤을 쓰는 내연기관 차량의 화재 위험이 전기차에 비해 11배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2020년 말 전미교통안전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모든 자동차 제조사의 전기차 화재 초기 대응 매뉴얼이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매뉴얼에는 충돌로 인해 차량 내 자동 전류 차단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때 어떻게 화재를 진압해야 하는지 안내가 보완돼야 한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또 차량별 세부 지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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