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의 차체, 대형 같은 공간감 ‘아이오닉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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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의 차체, 대형 같은 공간감 ‘아이오닉5’

웹마스터

현대자동차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장착한 ‘아이오닉5’가 이달 말부터 전국 딜러에서 판매된다. 



현대차 BEV ‘아이오닉5’ 타보니



1회 충전으로 300마일 이상 주행

차량배터리로 소형 가전에 전원 공급


첨단 주행보조 시스템 통해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편의성


넓은 탑승 공간과 화물 적재 공간

성능 향상 위한 ‘4륜 구동’ 옵션도

연말부터 판매가 3만9700달러



한국에서 지난 2월에 공개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를 드디어 미국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현대차는 지난 9~10일 샌디에이고에서 아시안 미디어들을 대상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사용한 BEV(Battery Electric Vehicle)인 ‘아이오닉5’ 시승회 및 차량 정보를 공개했다.


현대차가 “전기차 시대 원년을 열겠다”며 선보인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타봤다. 시승 차량은 리미티드 듀얼모터 AWD 트림이었다.


‘파라메트릭 픽셀’을 형상화한 후미등 디자인은 70년대 포니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


미래지향적 외관 디자인이 먼저 눈을 사로잡는다. 지난 2019년 9월 현대차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발표한 ‘45 Concept’에서 양산차로 발전시킨 형태로 마치 1975년 출시된 현대차 첫 고유 모델인 ‘포니’의 감성이 보인다. 차 앞쪽 후드 전체를 감싸는 ‘클램쉘(Clamshell·조개껍데기)’ 후드 디자인은 미니멀한 인상을 준다. ‘파라메트릭 픽셀’을 형상화한 전조등·후미등 디자인은 포니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아이오닉5’에 장착된 20인치 알로이 휠에서도 파라메트릭 픽셀이 사용됐으며, 이 밖에도 차량 내·외관 곳곳에 파라메트릭 픽셀이 디자인적 요소로 많이 쓰인 것을 볼 수 있었다.



‘아이오닉5’의 차 길이는 182.5인치로 중형 SUV 투싼(182.3인치)과 비슷한데, 휠베이스(앞뒤 바퀴간 거리)는 118.1인치로 대형 SUV 팰리세이드(114.2인치)보다도 더 길다. 바퀴가 차 앞뒤 끝 단에 몰려있고 차체 중간을 길쭉하게 늘려놓아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보기 힘든 설계 디자인이다.


아이오닉5의 차량 기능 대부분은 중앙 디스플레이를 통해 조작한다. 


기어 변속은 오른쪽 컬럼에 위치한 스틱 끝단을 위·아래로 돌리는 방식으로 조작한다. 


시승을 위해 ‘아이오닉5’의 플러시 타입의 아웃사이드 핸들을 열고 운전석에 앉아보니 실내 개방감이 생각보다 더 컸다. 전기차 특성상 구동축이 없어지면서 운전석과 조수석을 가로막는 턱이 없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콘솔 박스인 ‘유니버셜 아일랜드’는 앞뒤로 최대 5.5인치까지 움직일 수 있어, 운전석에서 조수석으로 건너가는 것도 가능하다. 기어 변속은 컬럼에 위치한 스틱 끝단을 위·아래로 돌리는 방식으로 조작한다. 지붕의 선루프는 중간 지지대 없는 통유리로 돼 있어 햇빛이 실내 곳곳을 비춰준다. 12.3인치 LCD 디지털 계기판과, 같은 크기의 중앙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도 흰색 플라스틱으로 마감돼 넓고 밝은 느낌을 냈다.


아이오닉5는 앞뒤 바퀴간 거리가 118.1인치로 대형 SUV 팰리세이드보다 길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를 ‘편안한 거주 공간’으로 표현한다. 휠베이스가 길어진 덕에 뒷좌석 공간도 대형 리무진 세단처럼 넓게 쓸 수 있었다. 뒷좌석 무릎 공간은 주먹 2개 이상 들어갈 정도였다. 뒷좌석은 앞뒤로도 움직이고 각도도 젖혀진다. 뒤로 끝까지 젖히자 소파에 앉은 듯 뒤로 기대 다리를 꼬아 앉을 만큼의 공간이 나왔다. 중형 SUV 정도의 차체를 운전하면서 대형 SUV 이상의 공간감을 누릴 수 있다.


전기차의 최대 애로사항은 충전이다. 현대모터아메리카(HMA) 제품기획팀 존 손 매니저는 “250㎾ DCFC(800V) 고속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배터리 용량을 10%에서 80%까지 채우는데까지 18분 걸린다”고 말했다. 이는 테슬라 모델Y가 약 30분 걸리는 시간보다 절반에 가까운 단축 시간이다. 또한 일반 가정에서 레벨2(L2) 충전할 경우 6시간 43분 만에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할 수 있다.


충전구 우측엔 충전 수준을 표시하는 화면이 적용돼 있다. 충전 직전 충전량을 파악할 수 있어 편리하다.


77.4㎾h 용량의 배터리를 100% 완충시 256마일을 달릴 수 있다. 만약 후륜구동 모델을 선택하면 303마일을 한 번의 충전으로 운행할 수 있다. 배터리는 10년, 10만마일 파워트레인 보증이 적용된다.


‘아이오닉5’는 배터리가 차체 하단에 자리 잡아 무게 중심을 낮췄다. 핸들링과 코너링은 안정적인 편이었다.


시승 차량이 리미티드 듀얼모터 AWD 트림으로 전륜 74㎾ 와 후륜 165㎾의 듀얼 모터를 장착해 320마력의 힘으로 전기차 특성상 저속에서도 최대의 힘을 발휘할 수 있어 확 치고나가는 운전도 가능했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차가 더 민첩하게 반응한다. 시속 60마일까지 약 5초 이내에 도달할 수 있다. 내연기관이 없는 탓에 주행 소음은 거의 없었고, 서스펜션은 너무 무르지도 딱딱하지도 않았다.


전기차의 주행감은 운전자에 따라 호불호가 엇갈리는 편이다. 4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는 회생제동 기능을 사용하면 페달에서 발을 떼도 속도가 자연스럽게 줄어들도록 했다. 회생제동 수준을 최대로 높이면 다른 전기차처럼 속도가 급격히 줄어든다. 주행 중 회생제동을 통해 에너지를 일부 회수하기 때문에 연비 효율을 올릴 수 있다. 이날 산길 하행 운전 중 회생제동 기능을 써봤더니, 페달 브레이크 대신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빨라 마치 내연기관 차의 엔진 브레이크를 쓰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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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볼륨은 27.2 cu. Ft.로 뒷좌석을 접지 않아도 골프백 3세트가 충분히 들어간다.


이번 시승회에서는 활용하지 못한 V2L(Vehicle to Load) 기능은 ‘아이오닉5’에 있는 고전압 배터리 전력을 외부로 사용할 수 있어 120볼트 아울렛의 1.9㎾의 소비전력을 정전 시나 야외활동이나 캠핑 등 다양한 외부환경에서 가전제품, 전자기기 등을 제약없이 사용할 수 있고, 방전된 다른 전기차를 충전하는데도 사용할 수 있다.


기존엔 없던 디자인·기능을 다수 적용한 차량이다 보니, 의외로 불편한 부분이 몇 개 있었다. 중앙 디스플레이는 태블릿PC처럼 공조·미디어 등 차량 내 대부분의 기능을 터치스크린으로 조작하도록 돼 있다. 이날 출발 전 운전석 앞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잘 보이지 않아서 높이 조절을 위해서 설정 중 해당 조정 기능을 한참 찾아야 했다. 좌석 통풍 기능을 켜기 위해서도 홈→공조→통풍 버튼을 차례로 눌러야 한다. 시트 옆 버튼 하나만 눌러 켜는 것보단 다소 불편하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디지털 키로 활용해 물리적인 키 없이 문을 여닫고 냉·난방 조정 및 시동을 걸 수 있다.


또한 조수석쪽 글러브 박스도 한국 내수 모델은 서랍식 슬라이딩 방식이지만, 미국에서는 안전상 이유로 아래로 열리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여섯가지 다양한 색상으로 이달 말부터 미주에 시판될 예정인 ‘아이오닉5’는 SE 스탠다드(220마일·3만9700달러), 구동 방식에 따라 후륜(RWD·303마일)과 듀얼모터 4륜(AWD·256마일)구동의 SE(4만3650~4만7150달러), SEL(4만5900~4만9400달러), 리미티드(5만600~5만4500달러) 트림이 있으며 최대 7500달러의 연방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샌디에이고=홍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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