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 '카드 탭' 사용 유도 후 현금 빼간다
북가주의 체이스 은행 ATM에서 카드슬롯에 접착제를 뿌려 리더를 마비시킨 후 카드 탭 기능 사용을 유도하며 돈을 훔치려는 신종사기가 등장했다. /AP
SF 체이스 은행서 신종사기 등장
카드슬롯에 접착제 뿌려 마비시킨 후
고객이 탭 기능 사용 후 현찰 빼가
사기범, 도와주는 척 하며 접근
현금자동인출기(ATM) 카드 탭(tap) 기능을 이용해 현금을 빼가는 신종사기가 등장해 한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사기범들은 ATM 카드 슬롯 안에 접착체를 뿌려 기계가 카드를 읽지 못하게 만든 후 카드 탭 기능 사용을 유도한 후 고객의 현금을 인출해가는 지능적인 수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BC7 뉴스는 카드 탭 기능을 사용하면 고객이 카드를 슬롯에 삽입하지 않고 전파를 이용해 어카운트 액세스가 가능하다는 점과 이에 따른 사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체이스 은행 고객들은 사기범들이 접착제와 카드 탭 기능을 악용해 은행계좌에서 현금을 빼갔다고 전했다.
피해자인 파멜라 봉기오르노는 ABC7 뉴스와 인터뷰에서 “ATM에 카드를 삽입했는데 작동이 안됐다”며 “순간 한 남성이 다가와 ATM 탭 기능을 이용할 것을 조언했다”고 설명했다. 탭 기능을 이용해 현금을 인출한 봉기오르노는 다음 날 오전 은행계좌를 점검했는데 세 번의 현금인출 기록과 함께 총 940달러가 빠져나간 것을 확인했다. 봉기오르노 외에 동일한 수법으로 현금을 털린 피해자가 2명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각각 수백달러의 현금이 게좌에서 빠져나가는 피해를 입었으며 은행에 항의했다.
시티 데이터(City-Data)에 따르면 일부 ATM은 사용자가 세션을 종료하거나 시간이 초과될 때까지 탭 기능이 활성화돼 있다. 거래를 마치면 사용자에게 ‘영수증 인쇄, 이메일, 문자 또는 영수증 없음’ 옵션이 제공되며 해당 버튼 중 하나를 누르면 세션이 종료된다.
하지만 화면에서 선택을 하지않을 경우 세션이 종료되지 않아 추가거래를 수행할 수 있다. 사기범들은 바로 이 점을 노려 범행을 저지른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대부분의 경우 사기범들은 시간이 초과되기 전에 돈을 빼간다. 체이스 은행 매니저는 이런 신종사기에 대해 “사기범은 ATM 카드리더기에 접착제를 넣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도록 조작했다”며 “대신 고객들의 카드 탭 기능 사용을 유도함으로써 현금을 인출하는 수법”이라고 밝혔다. 체이스 은행은 피해자들의 항의를 접수한 후 피해액을 전액 환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측은 ATM에서 비밀번호 입력시 항상 키패드를 가리고 계정에서 완전히 '로그아웃' 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 관계자는 "가능하면 카드 탭 기능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리더기에 카드를 넣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방법이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르는 사람이 ATM 사용을 도와주겠다고 제안하면 정중하게 거절하고, 의심이 들면 은행이나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우미정 기자 mwoo@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