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도 아닌데 카드 이자율이 35%…”
생활금리 인상 속 메이시스 등 백화점 카드 이자율은 30% 중반대로 진입했다.
치솟은 생활금리 한인 가계 직격탄
‘메이시스’등 백화점 30%대 중반진입
크레딧카드 24%·새차 융자 8% 육박
“사채도 아닌데, 카드 이자율이 왜 이래?”
얼마 전 ‘메이시스 백화점’으로부터 편지를 받은 김 모씨는 크게 놀랐다 다음 달부터 백화점 카드 이자율이 34.49%로 인상된다는 내용 때문이다. 김씨는 “20년 이상 고객인데다, 크레딧 점수도 800점이 넘을 만큼 신용이 양호한데 카드 이자율이 이 정도까지 오를 줄은 몰랐다”며 “웬만하면 매월 페이먼트를 완납하려고 해서 비싼 이자를 낼 가능성은 적지만, 이자율만 보면 쇼핑이 꺼려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의 잇단 이자율 인상으로 인한 고금리 여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백화점카드, 크레딧카드에서 새 차 융자에 이르기까지 각종 생활 금리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한인 가계를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시스와 JC페니 등 주요 백화점 카드 이자율이 30% 중반대에 진입한 가운데 실생활에서 가장 밀접한 크레딧 카드 이자율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뱅크레이트닷컴’에 따르면 크레딧카드 이자율은 2021년 말까지 20%를 밑돌다 지난 해 5월에야 20%를 약간 웃돌았다. 하지만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금융사이트 ‘인베스토피디아’에 따르면 6월 기준 평균 이자율은 24.62%를 기록했다.
크레딧 스코어에 따라 30% 가까운 이자율을 적용 받는 한인들도 적지 않다. LA에 거주하는 윤모씨는 얼마 전 대학에 진학하는 아들이 처음 발급 받은 크레딧카드를 보고 당황했다고 전했다. 평소 꾸준히 파트타임을 해서 수입도 있었고 칼리지 스튜던트 계좌도 만들었던 아들의 카드 이자율은 자그마치 27%에 달했기 때문이다. 크레딧 상한액은 겨우 700달러. 캐시 어드밴스 이자율은 29.9%나 됐다
그는 “크레딧카드를 승인 받은 것 만도 대견하지만 이자율은 가히 충격적”이라며 “아들에게 평소에는 가급적 사용을 삼가고 비상시에만 쓰라고 조언해줬다”고 말했다. 이같이 높은 크레딧 이자율로 인해 지난 1분기 한인 등 미국인 크레딧카드 부채는 1조1200억달러로 2020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나 뛰었다.
자동차 융자 이자율도 마찬가지다. 데이터 정보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60개월 기준 새 차 이자율은 6월말 현재 7.92%로 8%에 바짝 다가가고 있다. 크레딧 점수가 낮다면 12% 이상도 각오해야 한다.
워낙 높은 이자율 때문에 한인 중에는 아예 새 차 구입을 포기하거나, 쌈짓돈까지 탈탈 털어 현금으로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글렌데일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크레딧이 좋아 6~7년 전만 해도 0% 파이낸싱도 가능했는데, 지금은 어림반푼 어치도 없는 일”이라며 “융자를 끼면 페이먼트부담이 너무 커, 하는 수 없이 원하던 럭셔리 브랜드를 포기하고 저렴한 모델을 현금으로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시대에는 소비자들이 더 현명해야 한다며 ▲카드의 이자율과 채무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고 ▲높은 이자율의 카드에 많은 부채가 있다면 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프로모션을 찾아보고 ▲자칫 원금보다 이자를 더 낼 수 있는 미니멈 페이먼트 납부에 주의할 것 등을 조언했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