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나이 들면 근육에도 마블링이 생긴다?
임영빈
연세메디컬클리닉
노년내과 전문의
마블링이 잘 되어있는 고기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풍미를 더해주고 식감이 좋기 때문이다. 마블링이란 지방이 얼마나 근육 사이사이에 잘 들어가있느냐를 뜻하는데, 이런 마블링이 우리 근육에도 나타난다는 사실 알고있나? 나이가 들면서 지방이 근육에 침투하여 근육의 질을 떨어 뜨리는 것을 근지방증(myosteatosis)이라고 한다.
2015년 AGES-Reykjavik 연구에 의하면 종아리에 나타나는 근지방증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지만 허벅지 근지방증은 근력감소, 느린 걸음걸이, 높은 사망률과 연관성이 있었다. 걷기운동을 많이 하면 종아리를 더 많이 단련하기 때문에 걷기운동을 좋아하는 한인 어르신들은 반드시 명심해야하는 포인트다. 허벅지 근육을 단련시키는 운동을 더욱 실천하여 허벅지 근지방증을 예방해야 할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다면 근감소증과 근지방증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탠퍼드 노년내과에서 만났던 83세 남성 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 시니어가 계셨다. 이 분은 중증 치매를 갖고 계시긴 했지만, 근육량이 상당하여 넘어져 다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하셨다. 이처럼 근육이 있어야 넘어지지 않고,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내 두 다리로 건강하게 살며 신체적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데, 나이가 들어서도 손실 없이 많은 양의 근육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노년내과학회에 따르면 “모든 운동 처방전은 오버로드 원칙에 바탕을 둔다”라고 밝힌다. 오버로드란 쉽게 말해, 근육조직이 ‘익숙하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단 적응하고 난 뒤 능력을 증가시키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핵심은 ‘익숙하지 않은’ 스트레스다. 우리 대부분은 평생 걸어왔고 계속 걸을 것이다. 따라서 “걷는 행위는 익숙하지 않은 스트레스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스트레스’를 쉽고 안전하게 주는 방법은 헬스장에서 운동기구를 사용하는 것이다. 흔히 아령으로 집에 운동하신다고 하지만, 아령은 솔직히 중급자용 운동이라 어렵고 위험할 수 있다. 대신 운동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초보자용으로 시작하기 좋다.
근육이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서 소개한 올림픽 선수 출신 환자도 그러셨 듯이, 미국 상위1%들은 학창시절부터 스포츠를 반드시 해야 명문고등학교나 명문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꾸준히 헬스장에 다니며 근육량을 키워, 중장년에 이를 때까지 최고의 근육량을 유지하려고 애를 쓴다. 젊은 시절 키운 근육이 노년기에도 도움이 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문의 (213) 381-3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