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숙면을 취하는 것도 실력
임영빈
임영빈 내과 원장
숙면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낀 대표적인 유명인들을 소개하고 싶다. LA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는 잠을 평균 8~10시간 자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끔은 낮잠까지 자면서 12시간도 잔다고 한다.
세계신기록 보유자, 자메이카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Usain Bolt)는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훈련시간은 ‘수면'이라고 한 인터뷰에서 말하며, 평균 9~10시간 숙면을 취한다고 했다. 세계신기록을 갱신했을 때는 낮잠을 자고 일어나 35분 후 갱신했다고 한다.
‘테니스의 황제’라는 불리우는 프로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Roger Federer) 또한 11~12시간 취침을 한다.
스포츠 선수들은 퍼포먼스를 높이기 위해 낮에 훈련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고, 수면까지 관리받는다. 운동선수들은 그들의 퍼포먼스가 수면 양과 질에 비례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기 때문에 코치들이 이렇게까지 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운동선수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는 얼마나 수면이 필요한 것일까? 일반인에게도 7~8시간 수면을 잘 취하는 것이 나머지 깨어있는 16~17시간 동안의 컨디션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7~8시간의 수면을 잡아주는 것도 실력이다. 잠을 잘 못 잔 하루는 찌뿌둥하고, 잠을 잘 잔 하루는 개운하고 일의 효율성이 높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7~8시간 동안 수면을 취하는 것이 가능할까?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수면시간이 적은 나라로 꼽혔다. “남들 잘 때 공부해라”, “잠 좀 줄여라”, “야근해야 승진한다” 라고 청소년기부터 시작해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잠은 싸워서 이겨야 하는 것처럼, 자는 시간이 아깝다고 느끼는 것이 대한민국 사회다. 나도 초등학교 전부와 중학교를 부분적으로 한국에서 마쳤기 때문에, 밤 늦게까지 학원을 다니고 언제나 수면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며 자라왔다.
나 또한 잠을 덜 자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의과대학에서 배우는 지식의 양을 소화하고 마스터 하려면, 24시간에서 잠을 줄이고 다 써도, 모든 것을 암기하기에는 터무니 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의대 본과 2학년 때부터 공부방법을 바꿔 보기로 큰 마음을 먹고, 낮잠을 수시로 자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묵상을 하고, 공부하고, 파워냅(Power nap)을 반복하다 보니, 문제집을 밥먹 듯이 풀기 시작했으며 결국, USMLE 자격증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미라클 모닝이 무조건 정답이 아니었다. 한 동안 '새벽 4시 클럽' 이라는 유행이 있었다. 카카오톡 메신저에 새벽 4시에 일어났다고 출석체크를 하 듯 메시지를 올리는 것이다. 일찍 일어나서 일을 많이 끝내니 마치 일찍 일어나는 사람은 부지런한 사람이고, 이를 못 하는 사람은 자괴감에 들 수 있다. 나 또한 새벽 4시에 일어나 보았지만, 오히려 일처리 효율이 더 높아지지 않았다. 결국 더 일찍 자면서, 똑같이 오전 6시에 일어나게 됐다. 내 수면 유형과 맞지 않은 것을 시도했었기 때문이다.
수면 유형, 또는 크로노타입(Chronotype)은 사람마다 각자 다른 수면 유형과 활동 패턴을 분류하고 정의한 개념이다. 하루 중 어느 시간대에 가장 활동적인지를 나타내는 시간 특성으로 각자의 생체리듬이 반영된다. 최근 유행한 성격 특성을 분류한 MBTI 유형처럼 각자 고유한 수면패턴과 생체리듬으로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수면 MBTI' 라고도 부를 수 있겠다. (1) 아침형 유형, (2) 낮 시간 유형, (3) 야행성 유형으로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다음주 칼럼에서 유형에 따른 수면 특정에 대해 알아 보겠다.
문의 (213) 909-9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