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목적의식과 공부
제이슨 송
뉴커버넌트 아카데미 교장
공부를 ‘잘 하는 학생’과 ‘잘 하지 못하는 학생’을 비교해 보면 세 가지 대조적인 차이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 요소는 열심 vs. 태만, 정직 vs. 위선, 그리고 순종 vs. 고집이다. 부정적인 요소 세 가지가 상호작용할 때 문제가 심각해진다. 예를 들어, 게으른 학생은 숙제하기를 싫어한다. 그러나, 부모나 교사에게 들켜 혼나지 않기 위해 숙제를 했다고 거짓말 한다. 하지만, 숙제를 안 한 것이 밝혀지면 훈계를 받는데, 뉘우치기보다 오히려 짜증을 내고 반항을 한다. 이것이 바로 위에 언급한 세 가지 문제점(태만, 위선, 고집)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 지 잘 보여주는 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이런 학생을 도울 수 있을까? 우선, 부모가 화를 내고 언성을 높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짧은 시간에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을 인지해야 한다. 이런 문제는 다음과 같은 점진적 방안을 통해 서서히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첫째, 대화를 통해 아이 자신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한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 듯이 이런 대화는 자주, 여러 번 가져야 한다. 또, 부모보다는 아이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타인(교사, 전도사, 삼촌, 사촌형 등), 즉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그런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둘째, 아이가 실력에 맞는 교육을 받고 있는지 검토해 보라. 공부를 싫어하는 학생 중 다수는 공부가 어려워서 싫어한다. 특히 부모의 요구나 욕심 때문에 너무 어려운 과목을 택하고 있다면 조절이 필요하다. 레벨을 조절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면 몇 개월간 특별지도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셋째, 자녀에게 학업 외에 다른 문제나 어려움이 있는지 파악하라. 특별히 십대의 경우 교내폭력, 인종차별, 왕따, 아니면 이성문제가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문제를 발견하면 담당자나 전문가의 도움도 고려해 보자. 자녀의 문제를 부모가 직접, 혼자 해결하려 할 때 더 큰 문제로 확산할 수 있다.
넷째, 자녀를 꾸준히 사랑하고 인내하라. 하지만, 인내한다는 뜻은 그냥 '잘 알아서 하겠지'라 생각하고 지켜보는 것이 아니다. 자식을 믿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다 이기적이고, 특별히 십대는 부모의 신뢰를 남용하는 경향을 갖고 있기에 구체적인 방안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하되, 천천히 점진적으로 문제를 풀어가라는 뜻이다. 적절한 채벌도 사랑의 표현임을 잊지말자.
마지막으로,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부모가 기억하라. 공부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 됨됨이가 더 중요하다. 즉, 인성교육을 제대로 해 마음과 태도가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공부도 잘 하게 될 것이다. 설상 공부가 안 따라줘도 좋은 성품을 소유한 자에게는 꼭 기회가 주어진다.
필자가 지난 25년간 기독교사립학교의 교장으로서 많은 상담을 통해 추가로 깨달은 바는 목적의식에 관한 두 가지 극단적 현상이다. 하나는 목적의식의 부재다. 목적 없이 사는 아이는 게으름을 피우고 우와좌왕한다. 다른 현상은 부모가 자녀에게 부적절한 목적을 정해 놓고 무거운 짐을 지게 한 것이다. 적성이나 실력에 맞지 않은 전공이나 직업을 추구하게 만드는 것이 한 예다.
부모는 자녀에게 삶의 목적을 제시해 줘야 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좋은 대학을 나와 돈을 많이 벌어 잘 먹고 잘 살라는 것은 틀에 박힌 잔소리, 부모가 대리만족을 추구하는 것에 불과하다.
목적의식의 부재와 그릇된 목적 책정을 해결하려면 자녀가 소명을 찾도록 가르쳐야 한다. “사람의 인생에 위대한 두 날(day)이 있는데, 태어난 날과 왜 태어났는지를 발견하는 날이다”란 명언이 있다. 부모는 첫날의 임무를 이미 마쳤다. 아직 초중고생을 키우는 부모라면 이제는 아이가 어떤 목적을 위해 태어났는지 깨닫도록 곁에서 돕고 가이드해 줘야한다. 그래야 아이가 왜 열심히 공부해야 하고, 왜 매사에 정직해야 하며, 왜 부모와 교사의 가르침에 순종해야 하는지 깨달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