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PD 경관 총 맞은 3명 중 1명은 ‘정신질환자’
지난 19일 가주마켓 옥상에 마련된 양용씨 추모공간에서 부친 양민씨의 서울대 선배인 정동구씨가 양씨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우미정 기자
2017년~2023년 경찰 총격 사상자 통계
변호인 "클레임 접수 후 민사소송 제기"
양씨 장례식, 30일 할리우드 포리스트론
지난 2일 LA한인타운 아파트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고 숨진 양용(40)씨 사건으로 한인 커뮤니티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지난 몇 년 간 LA에서 경찰의 총에 맞고 사망하거나 다친 사람의 3분의 1이 ‘정신질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LAPD 연례 무력사용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경관 총격으로 발생한 사상자의 31%는 정신질환을 앓았거나 관련 징후가 있었다. 2023년 한해동안 경관이 사람에게 총을 쏜 것은 34번으로 총격을 받은 3명 중 1명 꼴(12건)로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었고, 16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수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경찰 총격은 30.8%, 정신질환자 대상 총격은 200% 각각 증가했다. 경찰 총격이 가장 많이 발생한 해는 2021년으로 37건 중 정신질환자 관련은 15건이었다.
LAPD는 정신질환자들과 대립을 완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지만 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LAPD의 ‘전술적 상황완화 훈련(Tactical De-escalation Training)’과 ‘특화된 훈련대응팀’은 공공 안전요원들이 긴장 속에서 폭력을 줄이고 최소한의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국 최초의 부서 중 하나이지만 필요한 수준의 펀딩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일 양씨사건 관련 신고를 받은 911 응급전화 시스템 직원은 올림픽경찰서의 정신평가대응팀(SMART)에 연락해 경찰 출동을 요청했으나 실제로 SMART가 대응했는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양씨 가족이 선임한 하워드 김 변호사는 2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LAPD의 보디캠 공개 이후 변호인측 입장에 대해 LAPD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현재 민사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LAPD는 정부기관(Government Entity) 이기 때문에 클레임을 먼저 접수한 후 6개월 안에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양씨의 아버지 양민씨는 “아들의 장례식은 오는 30일 오후 5시 포리스트론 할리우드 힐스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지난 19일 LA한인타운 가주마켓 건물 옥상에는 양씨를 애도하는 공간이 마련돼 양민씨와 부인 양명숙씨, 양민씨의 출신교인 서울대 동문 등 많은 한인들이 찾아와 양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했다.
우미정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