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한인, 아내 사망 후 멕시코로 도주
왼쪽부터 아테나 이, 카메론 이, 마테오 이. /Sacramento Police Department
새크라멘토 집 욕조서 발견
카메론 이씨, 자녀와 함께 사라져
"경찰 살인과에서 수사중"
새크라멘토 가정집에서 아시아계 여성이 숨진 채로 발견된 가운데 이 여성과의 사이에 어린 자녀를 둔 한인남성이 아이들과 함께 사라져 경찰이 연방수사국(FBI), 연방국경수비대(CBP) 등과 공조해 이들 3명의 행방을 추적중이다.
사라진 한인남성은 2023년형 혼다 패스포트 SUV를 몰고 남가주에서 국경을 넘어 멕시코로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발표 및 사건 정황을 종합하면 한인남성이 가정불화로 아이들의 엄마를 살해한 후 자녀를 데리고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
새크라멘토 경찰국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7시30분께 새크라멘토시내 3700블록 디드코트 서클(Didcot Circle)에 위치한 주택 화장실 내 욕조에서 30세 여성이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가족들의 웰페어 체크 요청을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은 이 여성의 신원과 사망원인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나, 살인과 수사관들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숨진 여성의 딸 아테나 이(Athena Lee·4), 아들 마테오 이(Mateo Lee·2), 아이들의 아빠 카메론 이(Cameron Lee·38)씨 등 3명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연방 수사기관과 협력해 이들의 소재지 파악에 나섰다.
새크라멘토 경찰국 관계자는 10일 “사라진 카메론 이씨는 한국에서 출생했으며, 숨진 여성은 아시아계 피가 섞인 혼혈인”이라며 “행방불명된 아이들은 두 사람의 친자녀”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9일 이씨가 SUV를 타고 멕시코로 넘어간 것을 확인했다며, 아이들도 멕시코에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씨와 숨진 여성이 아이들과 함께 한 집에 거주해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라진 아이들은 지난 6일 다른 가족에 의해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앤서니 갬블 새크라멘토 경찰국 대변인은 “어린 아이들이 가족들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오도록 하는게 최우선 과제”라며 “수사 진행상황에 따라 살인사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메론 이씨가 가족이나 경찰에 연락하지 않고 있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씨가 멕시코로 건너간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가주고속도로순찰대(CH)에 어린이 납치사건 발생시 발동하는 앰버 경보(amber alert)를 요청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아이들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제보를 기다리고 있으며, 1000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제보 (916)808-0560, 916-443-4357
구성훈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