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법인, 전기차 판매량 부풀리기 혐의 피소
딜러그룹 "동조 안 하면 불이익" 주장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이 일부 딜러들과 공모해 전기차 판매량을 부풀렸다는 혐의로 피소됐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네이플턴 오로라 임포트를 비롯한 현대차 딜러그룹은 지난 5일 시카고 연방법원에 HMA가 전기차 판매량을 부풀리고, 이에 가담하지 않은 딜러를 차별했다는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딜러그룹은 소장에서 HMA가 딜러들에게 '대여' 차량의 재고 코드를 악용해 판매량을 부풀리도록 압력을 가했으며 이에 동조한 딜러들은 현대차로부터 도매 및 소매 가격 할인과 기타 인센티브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현대차는 이날 성명을 내고 판매량 조작을 용인하지 않으며 피소 사실을 인지한 후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또, 사우스 플로리다에서 성폭행 혐의와 관련해 네이플턴 계열 딜러사 두 곳과 계약해지를 위한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딜러사가 계약해지에 불만을 갖고 맞불을 놓았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플턴 측 변호사는 논평을 거부했다.
원고 측은 현대차가 가격을 기준으로 차별을 금지하는 로빈슨-패트만 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의 숫자 부풀리기에 참여한 딜러는 인기 모델을 더 받아 고객의 선택권을 박탈했다는 것이다.
원고 측은 "HMA가 정상적인 소비자 수요에 의해 차량을 판매하는 대신 딜러들이 허위 판매량을 제시하도록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현대차 영업 관리자와의 전화통화 내용도 소장에서 인용했다. 이 통화에서 영업 관리자는 "우리는 언론과 한국인들을 위해 숫자를 맞춰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딜러들은 현대차로부터 불이익을 받았다며 매출과 이익 손실을 산정해 손해배상을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네이플턴은 지난 2016년에도 판매량 부풀리기 혐의로 크라이슬러를 고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