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유럽산 장어, 일부 일식당서 판매
북미지역서 구입 장어 샘플
44%가 멸종위기 유럽산 장어
EU, 2010년부터 해외수출 금지
타운 일식당들 "처음 듣는 얘기"
미국 내 일식당에서 소비자들이 먹는 민물장어의 40% 이상이 유럽에서 불법으로 수입된 장어로 드러났다.
LA 한인타운 일식당 업주들은 “유럽산 장어가 스시집에서 서브된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습이다.
최근 USA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북미지역 일식당에서 판매되는 민물장어(unagi) 중 상당수가 멸종위기에 처한 유럽산 장어이다. 2010년 이후 이 장어는 유럽에서 수출이 법으로 금지돼 있다.
영국 엑시터 대학은 북미,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구매한 114개 민물장어 샘플에 대한 DNA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들 샘플은 각 지역에서 영업하는 일식당들로부터 직접 구매한 것이다. 검사 결과 북미지역에서 취득한 장어샘플의 44%는 유럽산, 56%는 미국산이며 일본산은 발견되지 않았다. 유럽 내 일식당에서 판매되는 장어의 35%는 일본산, 65%는 미국산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엑시터 대학의 앤드류 그리피스 생물학 강사는 “북미지역 샘플의 40% 이상이 수출이 금지된 유럽산 장어라는 점이 정말 놀랍다”며 “범죄조직이 멸종위기에 처한 유럽산 장어를 포획해 돈벌이를 위해 밀반입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1960년대 이후 유럽산 장어 개체수는 급격히 줄어들어 5%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럽연합(EU)은 이에 위기의식을 느껴 2010년부터 수입과 수출을 금지했다.
북가주 몬테레이베이 수족관의 ‘시푸드 워치’ 프로그램은 “소비자가 일식당에서 민물장어를 먹을 때 어떤 종류의 장어를 섭취하는지 알 수가 없다”며 연방정부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해산물의 45%만 모니터하기 때문에 장어가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LA 한인타운 '강남회관' 이상헌 대표는 “미국산 장어는 인건비 등의 문제로 양식 기술을 필요로 하는 가공식품은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한국산 또는 일본산으로 표기된 가공식품을 많이 들여온다”며, “유럽산 장어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타운 일식당 ‘어원’의 클로이 조 매니저는 “민물장어는 대만과 일본산, 바다장어는 한국산을 사용하고 있다”며 “한인타운 일식당들은 대부분 일본산, 한국산, 중국산을 서브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미정·주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