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4초 만에 감염된 델타 변이... 파우치 “몇 주 뒤면 美 지배”
코로나바이러스인 '델타 변이'가 전 세계에서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외국인들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중국뿐 아니라 미·영도 확산
집단면역 형성되는 겨울까지 고비
델타(인도)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백신 접종률을 서둘러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델타 변이는 최근 발원인 인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전 세계 92국에서 발견된 상태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현재 델타 변이가 미국 신규 감염 사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6%로, 지난 5일 9.9%에서 배로 늘었다”며 “몇 주 내에 미국에서 지배종(種)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주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델타 변이가 몇 달 뒤 지배적 위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시기가 더 앞당겨진 것이다. 미국 내 델타 변이 비율은 지난 5월 22일 2.7%였다. 파우치 소장은 “(화이자·모더나 등의) 백신은 변이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며 백신 접종을 강조했다.
델타 변이 여파로 영국도 1000명대까지 떨어졌던 하루 신규 확진자가 이날 1만6135명이 돼, 전날 1만1625명에서 크게 증가했다. 전파력이 더욱 강한 ‘델타 플러스’ 변이도 41건 확인됐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는 오는 8월 말이면 유럽연합(EU) 지역 내 신규 감염 사례의 90%가 델타 변이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도 비상이다. 중국 보건 당국이 5월 말 광저우에서 발생한 감염자들을 조사한 결과, 식당 화장실에서 감염자와 14초간 같이 있었던 남성이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 감염자와 45초간 같은 화장실에 있다가 감염된 사례도 있다. 모두 환자와 직접 신체 접촉이 없었는데도, 순식간에 감염된 것이다. 인도 역시 델타 변이의 강력한 확산세를 우려하고 있다. 전인도의학연구소(AIIMS)의 란딥 굴레리아 소장은 “새로운 델타 플러스 변이의 전염력이 아주 강해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감염자 옆에서 걷는 것만으로 옮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변이는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에서 인체 세포에 침투하는데 핵심 역할을 하는 왕관 모양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체와 더 잘 결합되도록 변형된 것을 의미한다. 델타 변이는 베타형(남아공) 변이와 엡실론(캘리포니아) 변이 요소를 한번에 지녀 ‘이중 변이’라 불리며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의 2.7배, 알파(영국) 변이의 1.6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와 영국 등 세계 11국에서 최근 퍼지기 시작한 ‘델타 플러스’ 변이는 델타 변이에 ‘K417N’이라는 새로운 변이가 추가된 것으로, 델타 변이보다 감염력이 더 높고 우리 몸에 침투했을 때 항체를 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청장은 “우리나라에선 델타 플러스 변이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석·이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