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16일] 엔비디아와 파월 '원투펀치'에 동반 급락
나스닥지수 3.07% 내려
16일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동반 급락했다. 지난해 증시를 이끈 엔비디아의 H20 칩을 연방정부가 대중(對中) 수출제한 대상으로 삼으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했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699.57포인트(1.73%) 떨어진 3만9669.39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20.93포인트(2.24%) 급락한 5275.70, 나스닥지수는 516.01포인트(3.07%) 주저앉은 1만6307.16에 장을 마쳤다.
상무부는 엔비디아의 H20 칩을 중국으로 수출할 때 새로운 수출 허가 요건을 적용한다고 전날(14일) 발표했다. AMD의 AI 칩 MI308을 비롯해 이에 상응하는 다른 칩들도 이번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고 상무부는 덧붙였다.
이번 조치로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1분기(2∼4월)에 55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1분기 실적을 재산정해야 하는 만큼 주가도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연방정부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2년부터 국가안보를 이유로 미국산 최첨단 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규제해 왔다. 엔비디아는 규제를 피하고자 H100 칩에서 성능을 낮춘 H20 칩을 중국에 수출해왔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마저 제한하면서 엔비디아는 충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같은 소식에 엔비디아는 장 중 낙폭을 10.47%까지 확대한 뒤 -6.87%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파월 의장은 이날 공개 발언에서 예상보다 높은 관세로 인플레이션이 더 지속될 위험이 크다며 연준의 이중책무가 충돌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연준은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을 고정시키고 일회성 물가인상이 인플레이션 문제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시장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개입할 것이라는 기대는 잘못된 것일 수 있다며 거리를 뒀다.
시장 변동성은 관세 불확실성을 자산 가격에 반영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인 만큼 연준이 지금 개입할 단계는 아니라는 신호다. 이 같은 발언에 2%대 하락세를 보이던 나스닥지수는 장 중 낙폭을 4.5%까지 벌리기도 했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은 모두 주저앉았다. 엔비디아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도 대체로 3% 안팎의 낙폭을 보였고 테슬라는 5% 밀렸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기업 위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10% 급락했다. ASML은 1분기 수주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7% 넘게 급락했다. AMD 또한 일부 제품이 엔비디아와 마찬가지로 미국 당국의 규제 대상이 되면서 7% 넘게 밀렸다.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