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오피스빌딩 '아파트 개조' 80% 껑충
LA한인타운 오피스 빌딩의 아파트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일부 프로젝트는 수년 째 공사가 지지부진하면서 주변지역이 슬럼화되고 있다. 아파트 개조 공사가 중단된 윌셔와 웨스턴길 코너의 '피어스빌딩'. /이해광 기자
한인타운 중심 올해 4400유닛 추가
전국 대도시 총 7만유닛 '사상 최고'
고질적 주거난 다소 해소 기대되지만
일부 공사는 오랜기간 중단, 흉물 전락
한인타운을 비롯한 LA 지역의 오피스 빌딩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아파트로 전환하면서 LA의 고질적인 주거난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오피스 빌딩들의 아파트 개조가 대규모로 한꺼번에 진행되면서 한인타운의 일부 공사는 수 년 째 진척을 보이지 않고 방치되면서 되레 주변 지역을 슬럼화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전문 웹사이트 ‘웨스트사이드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오피스 빌딩이 아파트로 탈바꿈하면서 새롭게 추가되는 유닛은 7만700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2년의 2만3100유닛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 수치다. 오피스가 개조되면서 새롭게 생긴 아파트 유닛은 2023년 4만5200개, 2024년 5만5300개 등 최근 몇 년 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오피스 빌딩의 아파트 전환을 주도하는 곳은 주거난이 심각한 LA 같은 대도시들이다. 올해 LA에서 추가되는 유닛은 4400개로 예측된다. 전년보다 80%나 치솟은 수치인 것은 물론 메트로 지역에서 용도 변경이 가능한 ‘재사용 프로젝트’의 절반을 차지한다. 또한 LA시 전체 오피스 인벤토리 공간의 25%인 8300만여 스퀘어피트 역시 주거용 전환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돼 아파트 전환 바람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A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오피스 빌딩들이 밀집한 다운타운과 한인타운의 아파트 개조 프로젝트가 활발하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젝트 중 하나는 한인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제이미슨 프라퍼티스’가 추진하는 ‘LA케어 타워’ 재개발이다.
제이미슨은 1987년 완공된 32층, 60만스퀘어피트 규모의 이 빌딩을 686유닛의 아파트로 전환할 계획이다. 제이미슨 측은 “시 당국의 퍼밋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여 연말께는 공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전문 사이트 ‘글로브스트리트’에 따르면 제이미슨은 현재 이 빌딩 외에도 한인타운의 3325 윌셔, 등 오피스 빌딩 10여개를 주거용으로 개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거나 추진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오피스 빌딩의 주거용 빌딩 전환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크게 늘면서 비어 있는 오피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LA 다운타운의 오피스 공실률은 33.3%로 집계됐다. 한인타운을 포함한 미드윌셔 지역 역시 같은 기간 공실률이 37%에 육박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한인타운 오피스 빌딩의 아파트 개조 공사는 전혀 속도를 내지 못하며 오히려 도심의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제이미슨이 진행중인 윌셔길과 웨스턴길 코너의 ‘피어스 빌딩’은 수년 째 공사가 지지부진하면서 빌딩은 낙서로 뒤범벅이 되고 주변은 쓰레기로 뒤덮히면서 한인 등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당초 제이미슨 측은 이 빌딩을 170여 유닛의 아파트로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실질적인 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방치된 상황이다. 주민 김모씨는 "가뜩이나 윌셔-웨스턴 지하철역 주변에 홈리스들이 몰려들며 불안한데 바로 길 건너 빌딩까지 슬럼화되면서 고역"이라며 "하루 빨리 공사를 재개해 한인타운 중심 윌셔거리가 활기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아쉬워 했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