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잔디 깎기된다" D·F 학점 폐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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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잔디 깎기된다" D·F 학점 폐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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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 일부 학교들이 학력 균형을 위해 D와 F학점을 점차 폐지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AP



찬성 "환경, 인종간 격차 줄여야"

반대 "교육, 학교 의미도 사라져"

한인 등 아시아계 학생이 역차별


앞으로 가주 고등학교에서 가장 낮은 등급인 ‘D’와 ‘F’ 학점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남가주 일부 학교가 이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FOX5가 지난 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LA, 샌타애나, 오클랜드, 새크라멘토, 샌디에이고 등의 일부 고등학교에서 D 학점의 사용을 제한하고 F 학점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학기 중 시험에 낙제하거나 과제를 제출하지 못한 학생들은 D와 F 학점을 받는 대신 ‘미완성’ 평가로 간주돼 과제 제출 기한을 연장하거나 재시험에 응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이런 움직임은 ‘능력 기반 학습(Ability-based Learning)’ 방식을 도입하자는 의견에서 출발한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대부분 학교가 원격 학습으로 전환함에 따라 가정 환경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 즉 인종과 사회적 환경, 경제적 배경에 따라 학업의 격차가 벌어질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는 계층간 불공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학업 성취도의 격차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LAUSD의 경우 온라인 학습이 보편화된 지난해 가을학기 D와 F 학점이 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학점의 인종 분포를 보면 흑인이 23.2%, 라틴계가 24.9%를 차지했고, 백인(12.9%)과 아시아계(7.5%)는 이 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9~12학년).


새언약 초·중·고등학교(New Covenant Academy)의 제이슨 송 교장은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작 피해를 입을 대상은 아시아계 학생들을 비롯한 중산층”이라며, “최근 공립학교의 D와 F학점 폐지, UC 계열의 SAT·ACT 전면 폐지 등의 움직임은 평등(Equity)이라는 이름을 붙인 잔디 깎기의 정책적 이슈”라고 설명했다.


송 교장은 “학생들이 어떤 영역에서 부족한 지를 판단할 수 있는 과학적인 평가 기준이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SAT와 GPA 등을 기반으로 한 평가 알고리즘 없이 학생들의 진로 방향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혜택은 흑인과 남미, 알래스카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이나 학교의 존재 의미가 사라지고, 아시아계 학생들에 대한 역차별의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다.


반면 등급 폐지 지지론자들은 학생들의 평가는 학업 습득에 기초해야 하며, 학습 자료를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 주관적인 평가를 반영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흑인, 히스패닉, 저소득층 학생들 사이에서 원격 학습 기간 성적이 급락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새로운 등급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에서 학점은 학생들의 학습을 독려하기보다 오히려 낙담하게 만드는 등급제일 뿐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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