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간판 걸고 불법도박장… 30대 한인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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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간판 걸고 불법도박장… 30대 한인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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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도박장 단속에 적발된 건물. 한글로 교회 간판이 걸렸다. 우미정 기자

 


5개월 전부터 수상한 사람들 출입 

LAPD 한달간 내사 끝 현장 덮쳐

카지노용품·탄약·마약류 등 적발

마이크 퓨어 LA검사장 직접 발표


 

한인타운 내에서 교회 간판을 버젓이 걸어놓고 불법도박장을 운영해 온 한인 브랜든 장(30)씨가 불법 토지 사용에 대한 혐의(12.21조 A1(a) 허가 이외의 용도로 건물을 불법으로 사용)로 기소됐다.


LA검찰이 최근 불법 영업중인 나이트클럽과 카지노를 대상으로 특별 단속을 벌이는 가운데, 마이크 퓨어 검사장은 지난 7일 “허가 받지 않은 나이트클럽 2곳과 카지노 1곳에 대해 총 17건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중 사설 도박장으로 적발된 곳이 ‘XXX말씀교회’라는 간판이 걸린 건물이다.


LAPD에 따르면, 지난 8월 폭행과 강도를 당한 한 피해자로부터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 남성은 한인교회 건물의 카지노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제보했고 일주일 후, LAPD는 정보원을 투입시켜 현장에서 필로폰 등 마약류가 유통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LAPD는 한 달간의 보강 수사를 거쳐 9월 17일 수색 영장을 집행해 한인교회 건물을 급습, 사설 도박장 운영에 사용된 카지노 장비와 불법적인 탄약, 대량의 대마초를 압수했다. 경찰은 이날 현장에서 책임자 장씨를 비롯해 미결 영장(Outstanding Warrants)과 가석방 위반(Parole Violations)으로 수배 중이던 다른 용의자들도 함께 체포했다.


5500 블록 샌타모니카 블러바드에 위치한 2층짜리 스왑밋(SWAP MEET) 복합 상가 건물에는 장로교로 알려진 ‘XXX말씀교회’ 간판이 건물 상단 정면과 측면에 커다랗게 부착돼 있다.


인근의 한인업주 A씨는 12일 “6개월 전부터 40~50대의 한인 남성 4명을 포함해 흑인과 히스패닉 남성 10여명 정도가 건물 2층에 수시로 드나들었다”며 “문신과 옷차림, 행동을 보면 무섭고 불안했다”고 털어놨다. 이 업주는 “상가 건물 뒤 여자 화장실 앞에서 무리 지은 남성들이 피우는 대마초 냄새 때문에 괴로웠다”며 “화재 또한 무척 우려되는 사항”이라고 걱정했다. 또한 “2층으로 들어가는 출입구는 검정색으로 선팅돼 내부 확인이 불가능했으며, 이들이 주로 뒷문을 이용해 출입했다”고 전했다.


간판이 걸린 ‘XXX말씀교회’는 지난 10여년 동안 운영돼 20~30명의 교인들이 등록됐었는데 2019년 11월 건물 뒤에서 화재가 나면서 교회 운영이 중단됐다. “내부 소방 시설 점검과 확충 등 복잡한 문제가 맞물렸던 것 같다”는 게 주변의 추측이다.


A업주는 “지난 5월 2층 세입자로 입주한 장씨는 자신을 자선단체를 운영하는 매니저라고 소개했다”고 기억했다. 하지만, “술, 대마초 냄새가 나는 한인 남성들이 종종 여성들과 함께 드나들었다”며, “2층 건물이 뭔가 석연치 않은 곳이라고 직감했다”고 설명했다.


A업주는 “한달 전, 건물 관리 담당자에게 2층 세입자들이 수상하다며 점검을 부탁했다”며, “관리 담당자 또한 '(2층) 세입자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13년 간 복합 상가에서 가게를 운영하면서 단 한번도 건물 관리 사무실로부터 항의를 받아 본 적 없었는데, 2층 세입자들이 입주한 이후부터 수도·전기요금이 많이 나와 급기야 상가 규모를 절반으로 줄여 현재 건물 내 가게 6곳이 영업 중”이라고 덧붙였다.


A업주는 스왑 밋 복합 상가의 업소 운영자들이 장씨와 측근들에 대해 “행색이 교인이 아니다, 항상 불안하다, 눈 먼 돈 벌러 입주한 사람들이다”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장씨는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6개월의 징역형과 1000달러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오는 21일 첫 심문이 열린다.


한편 제보에 따르면 LA한인타운 내 카지노 설비를 갖춘 사설도박장의 형태로 운영되는 곳은 최근 20~30개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밤샘 카드게임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화투를 즐기는 시니어들의 출입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소셜 연금이나 자녀들의 용돈을 이곳에서 탕진하는 노인들이 많고, 특히 코로나 시국에 방역 지침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라는 지적이다.


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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