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칼럼] 오늘은 내 생일이에요!


홈 > 로컬뉴스 > 로컬뉴스 > 종교
로컬뉴스

[크리스천칼럼] 오늘은 내 생일이에요!

웹마스터

5bedf418913104f5beac64a8ec5dddf2_1643142876_6407.jpg


코비드 베이비로 태어난 손자 요한이가 1월 25일로 돌을 맞는다. 지난 토요일 돌잔치를 했다. 가장 흥미로운 순서는 돌잡이였다. 어른들은 돌잡이에 호들갑이었지만 주인공은 무관심해 보였다. 할머니는 성경책을 두드리며 목사가문을 이어가라고 호소했지만 아이는 시크하게 가만히 앉아 있었다. 돌잡이 세트를 조금 밀어준다는 것이 골프공을 건드렸고, 구르는 공은 아이의 시선을 끌었다. 결국 작은 손에 집어든 것은 책도 돈도 재판관의 법봉도 청진기도 아닌 작은 골프공이었다. 앞으로 PGA 골퍼가 될 것이라며 크게 웃음으로 축하해 주었다. 할머니는 못내 아쉬운 듯 다시 돌잡이를 시도하여 성경책을 잡아 넘기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외할머니가 준비한 돌반지를 끼워주며 잔치를 마쳤다.  

   

아주 특별한 생일이야기를 나눈다. 어느 아침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려고 줄 서 있었다. 남루한 옷을 입은 한 여인이 커피 한 잔을 사기 위해 동전을 꺼내 세고 있었다. 그러자 계산대에 있던 한 직원이 “저기 있는 빵도 하나 가져가세요! 했다. 여인이 잠시 멈칫하자, 직원은 다시 큰소리로 말했다. “제가 사는 거예요. 오늘이 제 생일이거든요! 좋은 하루 되세요.” 그 여인은 거듭 ‘고맙다’ 하면서 빵 하나와 커피 한 잔을 들고 나갔다. 

   

내 차례가 되어 내가 그 직원에게 말했다. “생일날 그 여인을 위해 빵을 사 주다니 멋지세요! 생일을 축하해요!” 계산대의 직원이 고맙다는 시늉으로 어깨를 으쓱하자 그 옆의 다른 직원이 말했다. “가난한 사람이 오는 날은 언제든 이 친구의 생일이에요. 하하하.” 그러자 계산대의 직원이 말했다. “저는 그저 그 분이 먹을 것을 살만한 충분한 돈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워서 그랬을 뿐이에요.” 커피 한 잔 값으로 지폐를 내며 말했다. “잔돈을 거슬러 주지 않아도 됩니다. 그것은 당신 거예요.“ “손님, 하지만 이건 너무 많은데요?" 그때 내가 말했다. “괜찮아요. 오늘은 제 생일이에요.” [올해 구순이 되시는 은사님께서 보내주신 스토리이다]

   

내 인생에 생일이 찾아 왔어요. 지난 목요일 새벽기도회 후에 팔순이 훨씬 넘으신 장로님께서 생일이라 하시며 가까운 패스트푸드 식당에 가서 생일파티를 했다. 오믈렛 하나로 둘이서 나누어 먹어도 풍성한 식탁이어서 종종 가는 단골집이었다. 조찬이 끝날 때쯤 직원이 접시에 케이크를 만들어 가지고 왔다. 팬케이크 한 장으로 만든 테디베어였다. 귀는 조그만 팬케이크 두 개로, 눈은 포도 두 알로, 입은 몇 조각으로 자른 오렌지 한 조각으로 만든 케이크는 모두에게 웃음과 기쁨을 주었다. 

   

생일하면 떠오르는 시 한편이 있다.      

내 마음은 노래하는 새 같아요 / 물오른 가지에 둥지를 튼

내 마음은 사과나무 같아요 / 주렁주렁 열매로 가지가 늘어진

내 마음은 무지개빛 조가비 같아요 / 잔잔한 바다에서 노를 젓는

내 마음 이 모든 것들보다 더 기뻐요 / 내 사랑 내게 찾아왔거든요

비단과 솜털로 단을 세워 주세요 / 다람쥐 모피와 자주색 천을 드리우고요

비둘기와 석류를 새겨주세요 / 백 개의 눈을 가진 공작과 함께

금빛 은빛 포도송이를 수놓아 주세요 / 잎새들과 은빛 백합도 함께

내 인생의 생일이 왔으니까요 / 내 사랑 내게 찾아 왔으니까요 

   

영어 love와 live는 모음 하나 차이다. 한글의 사람과 사랑도 받침 하나 차이다. 산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며, 사랑하기에 사람이다. 마스크와 거리두기에 익숙해진 요즘, 따뜻한 사랑의 포옹을 하는 거룩한 일상이 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사랑이 찾아온 날이 생일이듯 사랑이 찾아간 날도 생일이 되기를. 힘든 누군가에게 커피 한 잔, 빵 하나를 건네며 ‘오늘이 내 생일이에요!’라고 말할 수 있기를.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