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행복칼럼] 실패에서 배우며
‘실패학’이라는 학문이 있다. 이는 실패의 과정을 분석하여 실패를 승리의 씨앗으로 만들기 위해 실패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개인이건, 기업이건, 국가이건 성장의 이면에는 반드시 크고 작은 실패가 있다. 문제는 실패의 처리다. 실패가 너무 아프고 힘들어 실패를 직시하기보다는 덮어버리려 한다. 그래서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고 실패를 반복한다.
일본 사회에 처음으로 ‘실패학’이라는 개념을 소개한 사람은 하타무라 요타로 동경대학 교수다. 그는 실패학을 ‘성공하지 못한 방법인 실패를 배움으로써 실패의 경험을 살리는 것’으로 정의한다. 그의 실패학은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는 것이다. 그는 실패를 두 종류로 나눈다. 창의적인 연구와 실천 속에 다가온 ‘좋은 실패’가 있고, 배울 것이 없는 단순한 부주의나 오판 때문에 반복되는 ‘나쁜 실패’다. 하타무라 요타로 교수는 ‘나쁜 실패’는 막아야 하지만, ‘좋은 실패’는 오히려 장려해야 할 창조의 씨앗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좋은 실패는 많을수록 좋다고 한다.
실패학 연구는 크게 두 갈래다. 첫째는 이미 ‘경험했던 실패’를 연구한다. 과거 실패를 분석하는 것이다. 과거 실패분석은 노키아, 코닥, 모토로라 등의 기업의 실패를 연구한다. 이들 기업은 과거 영광에 취해 새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지 못해서 도태된 경우다. 한때 세계를 주름잡던 이 기업들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둘째는 장차 ‘예상되는 실패’를 미리 연구한다. 혁신을 위한 새로운 시도에 예상되는 실패에 초점을 맞추고 그 실패를 막고자 연구한다.
중부 미시간주 앤하버에는 실패박물관(New product works) 있다. 실패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로버트 맥메스가 40여년에 걸친 연구와 자료 수집을 통해 7만여 점의 실패 상품들을 모아서 전시하였다. 예컨대 ‘연기 안 나는 담배’가 있다. 흡연자들이 연기를 바라보는 기쁨을 생각하지 못해서 망한 상품이다. 사람들은 에디슨 발명의 최종 성공 사례들에 열광하지만 “실패는 성공을 위한 과정”이라는 그의 말처럼 실패를 통해 성장하고 성숙한다.
로버트 맥메스(Robert McMath)는 1960년대 말부터 해마다 나오는 신제품을 '취미로'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가 수집하는 신제품의 80% 이상이 망하는 것을 경험한다. 그래서 그의 진열대는 신제품 진열대가 아닌, '망해버린' 신제품 집합소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그는 여기에서 좌절하지 않았다. 계속 신제품을 수집한다. 그리고 1990년, New Product Works라는 이름의 실패 박물관을 만들어 실패의 교훈을 전하고 있다.
실패의 가치를 인정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혼다는 한 해 동안 가장 크게 실패한 연구원에게 독특한 시상을 한단다. 가장 실패한 연구원에게 '올해의 실패왕'이란 상과 함께 1000만 원 상당의 상금을 준다. 시상의 바탕에는 실패는 다음의 실수를 막는 방어책이자, 용기 있는 도전의 결과며, 소중한 교훈이라는 인식이다.
최근 전자회사 소니(Sony)가 새로운 전기 자동차 모델을 선보였다. 소니는 전자제품으로 황금기를 누렸지만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해 무대에서 사라졌었다. 소니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며 기대한다. 실패에 좌절하지 말고 실패를 인정하고 실패를 분석하라! 분석된 오늘의 실패는 내일의 성공 비결이다. 실패 속에 성공과 행복의 씨앗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