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학생들의 삶에 투자하는 이유
제이슨 송
뉴커버넌트 아카데미 교장
이번 중간선거에 붉은 파도가 거셀 것이라고 진보진영은 우려, 보수진영은 장담했다. 특히 바이든 정권의 정책 실패,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민생문제와 불법 이민자 정책, 전례없는 학비융자 면제 등 때문에 국민이 바이든을 질책하고 공화당이 상원 및 하원을 장악해 국가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붉은 파도”나 “ 쓰나미”는 없었다. 공화당은 오히려 상원 한 자리를 내어줄 것 같아 보이고 하원의석 과반수 확보도 겨우 겨우 해냈다. 왜 붉은 “잔문결”(rippling)에 그쳤을까? 몇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붉은 쓰나미를 외쳐댄, 시청율 확보에 혈안이 돼 편파적이며 자극적인 보도, 그리고 미숙한 데이터 분석을 앞세운 미디어의 몫이 크다.
특히 프라임타임(오후 8~11시)에 방송되는 케이블 뉴스는 냉정히 따져 뉴스가 아니라 시사 해설자의 설(說), 즉 앵커의 의견과 그의 의견에 동의하는 출연자가 마치 중립을 유지하는 전문가 시늉을 하며 짜놓은 각본을 뉴스같이 포장해 전달하는 그런 방송이다. 그렇기에 그런 프로그램의 앵커가 정말 진실과 팩트를 전하고 있는지 시청자가 분별하기 어렵다. 물론, 이것은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이 시점, 방송국들은 충분한 근거가 없어도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자극적인 말과 썰을 뿜어댄다. 그렇기에 시청자는 더 이상 그런 뉴스를 철석같이 믿어선 안된다.
빈번히 빗나가는 여론조사 결과도 붉은 파도를 주장케 한 큰 이유였다. 2020년 대선 때에도, 이번 중간선거에도 여론조사는 빗나갔다. 왜 자꾸 헛발질을 할까? 이 점에 대해 미국 정치학 대가 페트로식 교수(정당정치 및 선거 전문가)는 필자와 주고 받은 이메일에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여론조사는 종전같이 신뢰할 수 없다. 이것은 통계적이고 수학적인 문제다. 여론조사를 할 때 설문에 참여하는 응답자가 100명 중 10명도 안 된다. 미국 인구가 약 3억3000만명이고, 유권자는 약 1억7000만명이다. 그런데 오차 ±5% 범위의 신빙성있는 조사결과를 얻으려면 무작위로 그저 400명만 뽑으면 된다.(참고로 오차를 더 줄이기 위해 약 1000명 정도 설문조사 하는 것이 전례다) 문제는 “무작위 추출법”(random sampling)으로 대상자를 뽑아야 하는데, 요즘은 집에 설치해 놓은 전화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거나 아예 전화기가 없기에 핸드폰 사용자 중 참여자를 찾아야 한다.”
핸드폰과 관련한 첫째 이슈는 핸드폰이 없는 사람은 여론조사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둘째는 핸드폰이 발신자의 정체를 밝히기에 여론조사 기관의 이름을 보고 수신자가 아예 통화에 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셋째, 여론조사에 응하는 사람은 자신의 의견이 결과에 반영되길 원하는 사람일 수 있다. 세 가지 다 통계학에서 암초로 여기는 표본추출편의(sampling bias)에 포함된다. 그렇기에 여론조사 결과를 액면 그대로 믿어선 안된다.
그럼 신뢰할 수 있는 자료나 증거는 무엇일까? 학계의 역사적 데이터 분석이다. 역대 미국의 대선과 중간선거의 관계를 연구해 보면 당선된 대통령의 당이 두 번(1934년과 2002년)만 빼고 중간선거 때 꼭 하원의석을 내주었다. 그리고, 대통령의 당선폭이 크면 그 비례대로 중간선거에서 더 많은 하원의석을 내주고, 당선폭이 적으면 하원의석을 적게 잃는다. 그렇다면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역대 선거분석과 맞아 떨어진다. 2020년에 바이든이 간신히 당선되었기에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큰 승리를 하리란 기대는 “희망 사항”에 가까웠다. 근시안적 주장, 역사적 트렌드를 무시한 분석이었다.
학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다섯 가지 선거 모델을 통해 자료를 분석해 보면 이번 중간선거에 적게는 12석, 많게는 40석을 공화당이 확보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워낙 양당대립이 극에 도달해 있고, 또 대법원 낙태법 판결 때문에 진보 측 유권자가 자극되어 선거 참여율이 높았고, 아직도 트럼트를 증오하는 사람이 많기에 공화당의 40석 확보 주장은 무리였다. 그런데 미디어는 그 40석 가능성을 확정된 사실처럼 석 달 동안 "붉은 쓰나미"란 이목 끌만한 문구를 방송에 띄운 것이다. 그러니 케이블 뉴스 앵커들은 거짓말하는 양치기 소년 같아 보일 수밖에 없다.
아무튼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공화당이 하원의석 과반수를 확보했기에 집권당은 지난 2년 같이 진보정책을 거침없이 펼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슈머 상원의원은 진보 측에 덕이 될 다수의 법안을 연말 전에 마구 통과시키려고 재빨리 움직이고 있다. 딱하기만 하다.
지금 우리에겐 무엇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미래지향적 인물이 필요하다. 참된 리더, 정의과 공의, 진리와 진실을 추구하는 그런 인물이 등장해야 한다. 그런 차세대 리더를 배출하기 위해 오늘도 학생들의 삶에 투자하기로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