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낙상이라는 '전조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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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낙상이라는 '전조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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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빈

연세메디컬클리닉

노년내과 전문의 


“쿵!” 소리가 들려 달려가 보니 바닥에 누워 계신 부모님. 다행히 의식도 있으시고 넘어진 부분만 살짝 아프시다고 하는 경우,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그럴 때가 큰 낙상의 ‘전조증상’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러면, 보호자로서 어떤 사항들을 의사와 상의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첫째, 낙상의 환경을 사진 찍어 놓자. 넘어진 상황을 이해해야 같은 낙상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순간 미처 보지 못 한 것들도 있을 수 있고, 나중에 의사에게 알려줄 때 의사의 눈에 더 보이는 것들이 있으니 상황을 사진이나 글로 기록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어디서 넘어지셨는지, 어떤 시간대에 넘어지셨는지, 어떤 신발을 신고 있었는지, 불은 환하게 켜져 있었는지, 그 당시 어떤 일을 보고 있었는지 등 등의 상황을 잘 기억해야 한다. 밤에 불을 켜지 않고 화장실을 가려다 핸드폰 충전기 선에 걸려 넘어진 경우와 낮에 자동차에서 내리려는데 다리 힘이 풀려서 넘어진 경우는 원인을 분석하는데 있어 접근이 다르기 때문이다.  


둘째, 넘어지기 전과 후 환자가 느꼈던 증상을 기록하라. 기억력이 안 좋은 시니어 환자일수록 그 당시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걸려 넘어진 낙상이 아닐 수 있어서 그렇다. 예를 들어 넘어지기 전에 다음과 같이 살짝 어지러웠던 현기증, 빙글빙글 도는 것 같은 현훈, 가슴이 쿵당쿵당 불규칙적으로 뛰는 부정맥, 갑자기 의식을 잃는 졸도, 가슴이 조여오는 듯한 심장마비 등등 의학적 질환 때문에 힘이 풀려서 넘어진 것이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낙상이 그냥 낙상이 아니라, 이런 위험한 질환들의 전조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복용하는 약들을 모두 다 챙긴다. 의사가 처방한 약들 외에도 복용하는 비타민과 영양제들,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진통제나 앨러지약, 술까지도 모두 낙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신경써야 할 것은 최근에 시작하거나 변경된 약들이다. 예를 들어 심부전증을 위해 이뇨제를 시작하고 며칠 뒤 넘어졌다면 이뇨제를 원인으로 삼기 쉽다. 하지만 심부전증을 위해 이뇨제 외에도 몇 가지 심장약을 시작하는데 이런 약들이 환자를 어지럽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정리하고 의사에게 보고하면 더 정밀하게 검사를 하고, 다음 발생할 낙상을 예방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걸려 넘어진 것이면 하체 근육과 신경을, 어지럼증을 느끼고 넘어졌다면 심장질환을 더 정밀검사 해야한다. 시니어 관리에 있어서 디테일을 신경써야 하고 의사와 가족이 한 팀을 구성하여 돌보는 것이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낙상한 기록이 있다면 골다공증 검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 골밀도 자체가 낙상 예방에 도움되지 않지만, 골다공증이 있는지 알아보고 낙상 시 생길 수 있는 골절을 예방하는 것이 목표가 되겠다.


문의 (213) 381-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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