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졸자들 괜찮은 직장 구하기 어렵다
올해 대졸자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수퍼마켓 유리창에 나붙은 직원모집 공고. /AP
2020년 졸업자·실직자와 경쟁
저임금 일자리엔 '무관심'
"힘든 상황 몇 달간 이어질 것"
올해 대졸자들이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
이들은 학사학위를 소지하고 있어 저임금 일자리는 거들떠 보지도 않으며,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후 코로나 사태로 구직활동을 미뤄온 ‘선배’ 및 팬데믹 실직자들과도 경쟁을 벌이는 등 어려운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9일 USA투데이에 따르면 수많은 비즈니스들이 계약시 현찰 보너스를 내거는 등 직원 모집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대졸자들은 여기저기 널려 있는 저임금 일자리에는 관심이 없어 고용주는 고용주대로, 구직자는 구직자대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대졸자들이 갈망하는 고임금 일자리의 경우 IT와 헬스케어 분야에 몰려 있어 이들 분야 전공자나 해당 분야의 전문성이 없는 구직자 입장에선 취업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구직전문 사이트 ‘잡리스트(Joblist)’의 케빈 해링턴 CEO는 “올해 대졸자 및 칼리지 시니어의 56%는 커리어 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며 “눈높이에 맞춘 직장을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대졸자의 54%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등 공부를 계속 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구직 전문사이트 ‘집리크루터(Zip Recruiter)’ 조사 결과 6월 말 현재 엔트리 레벨 포지션 당 지원자 수는 한달 전보다 44%나 증가했다. 그만큼 잡 오프닝에 구직자가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집리크루터의 줄리아 폴락 수석 경제분석가는 “괜찮은 일자리가 나오면 수십명의 구직자가 한꺼번에 몰린다”고 말했다.
지난 5월 플로리다 주립대학에서 심리학 학사학위를 취득한 매켄지 갈브레스는 “졸업하기 전인 지난해 12월부터 로컬 알콜·마약재활센터 카운슬러 자리를 알아보고 있는데 아직도 취직하지 못했다”며 “2~3개 자리를 놓고 2020년 대졸자를 포함, 너무 많은 경쟁자가 몰려 인터뷰에 초대받는 것조차 어렵다”고 취업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취업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직원을 구하기가 가장 어려운 분야는 식당과 호텔 등 호스피탤리티 업계이다. 이들 분야의 일자리는 널려 있지만 대졸자들은 식당 서버나 캐시어, 호텔 프론트데스크 포지션에는 관심이 없다. 임금이 박하기 때문이다. 한 취업시장 분석가는 “지금 대졸자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지만, 향후 몇달간 구직자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