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주거비용, 경제 발목 잡는다
계속 오르는 집값과 렌트비가 인플레이션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AP
전문가들, 전국 집값·렌트비 상승
내년 말까지 인플레 2%p 높일수도
수요-공급 불균형 한동안 지속 전망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주거비용이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경고음이 나왔다.
폴리티코가 국책 모기지기관 패니매 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보도한 데 따르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이라는 연방준비제도(Fed)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향후 몇달 간 주거비용 문제가 경제를 좌우하는 ‘태풍의 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중간 주택가격은 1년 전보다 15% 상승했고, 올 상반기 렌트비 상승률은 코로나 이전보다 3배나 높다. 결국 주거비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거비용 문제가 2022년 말까지 인플레이션을 최소 2%포인트 높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인플레 상승 효과가 더 빨리 나타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재정관리회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스텐 슬로크 수석 경제분석가는 “렌트 시장 전망이 경제의 열쇠를 쥐고 있다”며 “경제가 회복과 동시에 렌트비가 상승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인플레이션 공포는 주식시장에까지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고 있다. 대신 투자자들은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폴리티고는 전했다. 이와 더불어 주택시장에 경고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지난 5월 한달동안 전국의 기존주택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45% 증가했으며, 이 기간 중간 주택가격은 24% 상승했다. 이 기간 매물로 나온 주택이 팔리는데 소요된 기간은 17일에 불과했고, 전체 매물의 89%는 한달 안에 팔렸다.
팬데믹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지만 주택시장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며, 홈바이어의 다수를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대부분은 2년 뒤에나 피크 주택구입 연령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 전문가는 분석했다.
모기지은행가협회(MBA) 조엘 칸 부회장은 “주택 수요가 강할수록 가격은 더 빨리 오른다”며 “집값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렌트비도 상승한다”고 말했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