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철 나오는 10대 젊은 인력들 "반갑다"
방학 때를 맞아 일자리를 찾는 10대들이 늘어나며 업소들의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사진은 한 한식당의 모습. /AP
채용난 식당·업소측 "활력소 기대"
고용율 33.2%…2008년 이래 최대
반짝 일해서 학자금, 생활비 비축
선급금 500불씩 주고 모셔가기도
# 패션·유통업계에서 6개월 일하던 신 모씨(19·LA거주)는 최근 식당 직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씨는 “개인적인 경험을 보면 식당이 패션 쪽보다 금전적인 측면에서 훨씬 이득”이라며 “먼저 있던 패션·유통쪽에서는 시급 인상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진 건 겨우 1달러에 불과했다”며 이직의 이유를 밝혔다.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자리가 증가함에 따라 부족한 고용시장을 10대들이 채우고 있다고 KTLA가 6일 보도했다. 식당 테이블을 치우거나 워터파크 구조원 등으로 근무하는 10대들은 학교 등록금 지불을 위해 시간 당 15~17달러 또는 그 이상의 추가 임금을 요구하고 있다.
신씨처럼 학교를 잠시 쉬면서 식당 일로 장차 쓸 학자금이나 생활비 비축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런 젊은층 노동력이 극심한 인력난을 겪는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환영받고 있다.
LA시내 한식당 한음의 강원석 셰프는 “요즘은 식당 직원이 갑”이라며 "시간 당 지급액에 따라 식당을 가려서 선택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강 셰프는 “식당에서 2주 근무해서 3000달러를 받는 직원들도 있다고 들었다. 아침 일찍부터 저녁까지 2타임 근무하는 직원은 7000달러까지도 받아간다”고 설명했다. 애너하임에 위치한 소스몰의 한 한인식당은 종업원을 구하기 위해 채용조건으로 500달러 선지급금을 주기도 한다.
노동부 5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6세~19세 고용비율은 33.2%로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6월 31.9%로 소폭 하락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시작 시점인 지난 해 봄 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치다. 10대 노동자가 급증한 데는 경제활동의 주력이던 성인층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강 상의 문제나 차일드케어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이유 혹은 실업수당 등의 정부지원금으로 인해 구직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던 때문으로 풀이된다.
LA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업체 대표 A씨는 “팬데믹 이후 고등학생들의 파트타임 근무가 많아졌다” 며 "한인타운에 거주하고 있는 12학년 여학생 한 명은 부모가 실직한 뒤 파트타임으로 옷 가게, 식당 등에서 새벽 2시까지 근무하는 것도 봤다"고 설명했다.
LA 웨스턴과 6가에 위치한 양지 감자탕 이기영 사장은 “직원 구하기가 무척 힘들다”며 “시간 당 15달러 50센트에 웃돈을 얹어준다고 해도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 사장은 또 “코로나19 이전에 근무했던 60대 시니어 직원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며 “실업수당 등의 부지원금 탓에 구직에 소극적인 것 같다. 7~8월 방학 기간에 나올 젊은 인력에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모두가 환영하는 건 아니다. 일부 업주들은 "잠깐 일하고 그만둬야하는 인력은 채용이 꺼려진다. 일 배울만하면 떠나야 하기 때문에 업소 입장에서도 좋은 선택이 아닐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