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황, 한때 50억 달러 자산 운용하던 ‘슈퍼스타’


홈 > 로컬뉴스 > 로컬뉴스
로컬뉴스

빌 황, 한때 50억 달러 자산 운용하던 ‘슈퍼스타’

웹마스터

월가 슈퍼스타 → 금융계 공적(公敵) 



빌 황은 50대 후반인 한국계 헤지펀드 매니저로 백인 남성이 압도적 주류인 월가에서 보기 드문 한국계 ‘큰손’이다. 미국엔 고등학교 3학년 때 건너갔다. 카네기멜런대 경영대학원(MBA)을 나와 헤지펀드 거물 줄리언 로버트슨 아래서 투자를 배웠다. ‘타이거 펀드’를 만든 로버트슨은 조지 소로스와 함께 헤지펀드의 창시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로버트슨의 총애를 받던 황은 2001년 독립해 ‘타이거 아시아 펀드’를 만들며 ‘새끼 호랑이(Tiger Cub)’이란 별명을 얻었다. 이 펀드는 연 평균 16%의 이익을 올리며 한창때는 운용액이 50억 달러를 넘기도 했다. 2002년에는 한미약품에 투자해 3배 넘는 수익을 챙기기도 했다.


이후 월가의 스타로 부상했지만 2012년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중국 은행 주식 거래로 홍콩·미국 양국의 철퇴를 맞아 펀드를 청산했다. 당시 벌금으로만 4400만 달러를 냈다. 이후엔 가족과 지인 돈만 운용하는 아케고스 펀드를 이끌어 왔다.


아케고스는 몇몇 유망한 주식을 골라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썼다. 미국 바이어컴CBS·디스커버리, 미국에 상장된 중국 회사인 바이두·텐센트뮤직·GSX테크듀 등이 아케고스가 많이 투자한 회사들이다. 아케고스는 투자 과정에 은행들로부터 막대한 대출을 받는다. 노무라 등은 빌 황의 ‘이름 값’, 그리고 막대한 운용 규모가 가져다줄 주식 거래 수수료 등을 노리고 통상적인 수준보다 훨씬 큰돈을 빌려줬다고 알려졌다.


빚을 내서 투자를 하면, 주가가 올랐을 때는 은행 이자를 상쇄하고도 남을 더 큰돈을 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빚투(빚 내서 투자)’의 문제는 주가가 하락하면 그만큼 손실도 커진다는 것이다. ‘내 돈’ 10만 달러로 투자했는데 주가가 반토막이 나면 5만 달러만 손해를 보면 되지만, 40만 달러 빚을 내 총 50만 달러를 투자하면 25만 달러가 날라간다. 이자는커녕 원금도 모두 날리고 은행 빚을 갚을 길도 막막해진다.


은행들은 이런 위험이 너무 커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해당 은행이 빌려준 돈으로 산 주식이 어느 정도 하락하면 현금을 계좌에 더 넣으라고 요청한다. 이른바 ‘마진콜 발생’이다. 돈을 못 넣으면 주식을 강제로 팔아버린다. 바로 이런 문제가 아케고스에 일어난 것이다.


지난 2월부터 미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하며 주가가 하락하는 종목이 많이 생겼는데, 그 틈을 공매도 세력까지 파고 들었다. 때문에 아케고스가 보유한 바이어콤CBS·디스커버리 등의 주가가 3월들어 크게 하락했다. 노무라 등은 아케고스에 추가로 돈을 납입하라고 요청했으나 아케고스는 돈을 넣지 못했다.


그 사이 해당 회사의 주가는 더 떨어졌고, 노무라 등이 해당 주식을 대거 내다 팔자 주가가 더 하락하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이들 은행은 이 주식을 다 팔아도 아케고스에 빌려준 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에 봉착했고, 1분기 막대한 손실을 기록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용성 기자

0 Comments